최태원-노소영 이혼소송 대법원 판결, 재산분할 판도 바꾼 '노태우 비자금'

서경경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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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 수정 · 2025년 10월 20일 오후 12:06

발행: 2025년 10월 19일 오후 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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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관장의 이혼 소송에서 대법원은 노태우 비자금 300억 원을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불법 원인 급여' 법리가 재산분할에 처음 적용되면서, 향후 이혼 소송에서 불법 자산 처리 방식에 중요한 선례를 남겼다. 재산분할액은 파기환송심에서 노 관장의 기여도에 따라 재조정될 예정이며, 이 판결은 SK㈜의 주주환원 정책 변화와 검찰 수사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재산분할 판도 바꾼 대법원 판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10년 간 이혼 소송이 대법원 판결로 새로운 국면을 맞았습니다. 대법원은 2심에서 인정된 1조 3808억 원의 재산분할액을 파기하면서, '노태우 비자금' 300억 원이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번 결정은 이혼 소송에서 불법 자산의 처리 방식에 중요한 선례를 남겼습니다. 이혼 자체와 20억 원 위자료 지급은 확정되었지만, 재산분할 부분은 서울고등법원으로 돌아가 다시 심리될 예정입니다.

'불법 원인 급여' 법리의 적용

대법원은 이번 판결에서 '불법 원인 급여' 법리를 재산분할에 처음으로 적용했습니다. 이 법리는 도박 자금이나 뇌물 등 불법적으로 조성된 재산에 대한 반환 청구를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는 민법 원칙인데요. 노태우 전 대통령으로부터 유입된 300억 원 비자금을 뇌물 성격으로 판단하며, 이런 불법 자산으로 형성된 재산에 대한 기여는 인정할 수 없다고 봤습니다. 과거 재산 형성 과정의 불법성을 재산분할 판단 기준에 포함시킨 점이 이번 판결의 핵심입니다.

법조계에서는 이 결정이 향후 유사 이혼 사건에서 중요한 판례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특히 재벌가 이혼 소송에서 '탈세 재산'이나 다른 불법 자산에 대한 주장이 빈번하게 등장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죠.

SK그룹 주식과 기여도 논란

파기환송심에서는 노 관장의 SK그룹 주식에 대한 기여도가 핵심 쟁점으로 부각될 전망입니다. 1심에서는 SK주식을 최 회장의 특유재산으로 봤지만, 2심은 부부 공동재산으로 인정했었습니다. 대법원은 이 부분에 대해 명확한 판단을 내리지 않아,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다시 검토할 여지를 남겼습니다. 노 관장이 자녀 양육과 대외활동을 통해 SK그룹 성장에 기여했다는 점이 인정되면 재산분할액은 1심보다 커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한편, 대법원은 혼인 파탄 후 재산 처분 시 '처분의 목적'을 심리해야 한다는 새로운 법리도 제시했습니다. 단순한 처분 시점이 아니라 실질적인 목적이 경영권 안정 등 합리적인 경영 활동이라면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겁니다.

검찰 수사와 향후 전망

이번 판결은 검찰의 노태우 비자금 수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검찰은 현재 노태우 전 대통령 일가가 은닉한 비자금을 수사 중인데, 공소시효 문제와 오래된 사건이라는 점에서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대법원이 비자금을 뇌물로 판단한 점을 감안하면, 검찰은 수사 방향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주주환원 정책의 변화 가능성

SK㈜의 주주환원 정책에도 변화가 예상됩니다. 2심 판결 이후 자사주 활용을 최소화하고 배당을 늘리는 방식으로 주주환원을 진행해왔는데, 대법원 판결로 최 회장의 재산분할 부담이 줄어들면서, 내년부터 시행될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에 자사주 매입·소각이 포함될지 주목됩니다. 올해는 기존 주주환원 정책의 마지막 해라서, SK㈜의 결정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도 있습니다. 불법 자산 여부를 재산분할의 기준으로 삼는 것이 가사재판에 형사법 논리가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죠. 가정법원 판사 출신 변호사는 "불법 자산이라는 이유로 한쪽이 재산을 전혀 받지 못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며, 재산분할 과정에서 자산의 합법성 여부를 일일이 따지는 것은 실무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단순히 한 커플의 이혼 문제를 넘어, 한국 사회의 재벌 가족과 재산 문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향후 파기환송심에서 어떻게 재산분할액이 결정될지, 그리고 이것이 향후 유사 사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