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출생아 7년 만에 최고치...정책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습니다
지난 4월 출생아 수가 2만 4,500여 명을 기록하며 2019년 이후 7년 만에 최대치를 보였습니다. 합계출산율은 0.93명에 달했고, 혼인 건수 역시 2016년 이후 가장 많은 2만 600여 건으로 집계되었는데요. 에코붐 세대가 30대에 진입하면서 나타난 인구학적 효과가 크게 작용한 결과로 풀이됩니다. 둘째 아이 출산율이 0.3%포인트 상승한 점도 긍정적인 신호로 꼽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반등세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30대 인구의 일시적 증가로 인한 통계적 반등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인데요, 지속적인 출산율 회복을 위해서는 근본적인 환경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습니다.
주거비와 노동시장 불안...청년들이 꺼내든 현실
최근 열린 제42회 인구포럼에서는 청년들이 직접 저출산 문제의 본질을 진단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서울과 강원, 전남, 대전 등에서 온 31~35세 청년들은 일자리 불안정과 주거비 부담을 가장 큰 걸림돌로 꼽았는데요. 이들은 단순히 지원금 확대를 넘어, 결혼과 출산을 앞둔 청년 세대의 삶 전반을 둘러싼 구조적 제약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실 그동안의 저출산 대책은 대부분 이미 아이를 낳은 부모 중심으로 설계되어 왔습니다. 육아 지원금이나 보육 인프라 확충은 분명 중요하지만, 결혼 자체를 미루게 만드는 주거비와 고용 불안을 해결하지 못하면 출산율 반등은 일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게 포럼에서 나온 핵심 결론이었습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역시 기존 양육 중심 정책에서 벗어나 청년의 삶과 선택 조건을 살피는 새로운 인구정책 방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청년이 정책 설계에 직접 참여하는 시스템을 만듭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정부의 접근법에도 변화가 보이고 있습니다. 김진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청년들의 제안을 면밀히 검토하고 추진 상황을 투명하게 공유하는 회의를 정례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청년정책조정위원회와 2030청년자문단 등이 참여하는 가운데, 정책의 단순한 대상이었던 청년을 실질적인 설계 참여자로 바꾸겠다는 취지입니다.
당연히 이런 변화는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려운 영역입니다. 청년 정책과 인구 정책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자산 형성, 만남과 결혼, 지역 청년 지원 등 삶의 전 주기를 아우르는 체계를 만드는 일은 큰 과제이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공업지역 전환 등 특단의 대책을 검토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는데요, 청년들이 안정적인 삶을 설계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때 비로소 저출산 문제의 실마리를 풀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