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최고가격제 닷새째, 기름값 하락세 속 논란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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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달 전 수정 · 2026년 3월 17일 오후 8:17

발행: 2026년 3월 17일 오전 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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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닷새째, 전국 기름값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국제유가 하락 대비 느린 인하 속도와 정유사-주유소 간 불투명한 거래 구조는 여전한 문제로 꼽힌다. 국제 정세 불안 속에서 가격 통제 정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과 함께, 에너지 시장의 근본적 개선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하락은 했지만, 속도는 '글쎄'

정부가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를 시행한 지 닷새째인 3월 17일, 전국 주유소의 기름값은 확실히 내려갔습니다.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1828.31원, 경유는 1826.7원으로 전날보다 각각 4원대, 5원대 하락했는데요. 서울을 포함한 전국 대부분의 주유소에서 가격을 낮췄고, 시행 이후 꾸준한 하락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행스러운 소식이지만, 문제는 그 속도입니다. 국제유가가 떨어질 때면 주유소 가격 인하 속도는 늘 더디다는 고질적인 지적이 여전히 유효합니다. 업계에서는 기존에 비싸게 매입한 재고를 먼저 소진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지만, 소비자 체감으로는 유가 상승이 가격에 빠르게 반영되는 것과 대비되어 불만이 적지 않습니다.

가격 통제 뒤에 숨은 구조적 문제

이번 최고가격제는 30년 만에 다시 도입된 정책입니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상황에서 소비자 부담을 덜기 위한 응급조치 성격이 강한데요. 정책의 메커니즘은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도매가에 상한선을 설정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핵심 쟁점은 이 통제가 주유소의 최종 소비자 가격까지 직접 관할하지는 못한다는 점입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직접 알뜰주유소를 방문해 가격 인하를 촉구한 것도 이런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행보입니다. 더 근본적으로는 정유사와 주유소 간의 거래 관행 자체에 대한 지적이 나옵니다. 월말 사후정산 방식으로 인해 가격 결정 과정이 불투명하고, 이른바 '안전마진' 심리가 작동해 소비자 가격이 더 오르게 된다는 비판입니다. 이에 대해 김종민 의원은 공급가 사전고지 의무화 등을 담은 법 개정안을 발의하며 시장 투명성 강화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일시적 안정 vs. 지속 가능성

현재 국제 정세는 최고가격제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키우고 있습니다. 미국과 이란 간의 갈등으로 호르무즈 해협 통행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유가 변동성이 커진 상황인데요. 국제유가가 다시 급등한다면, 정유사들은 비싼 원유를 수입해도 정해진 가격에 공급해야 하는 '역마진' 상황에 빠질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경우 수급 자체가 붕괴되거나 주유소 영업 중단 사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따라서 이번 최고가격제는 소비자 가격 안정이라는 목표에는 부합할지 몰라도, 에너지 공급 시스템의 근본적인 취약성을 해결하지는 못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일각에서는 단기적으로는 수요 조절 정책과 취약계층 지원에, 장기적으로는 원유 수입처 다변화와 안정적인 에너지 믹스 구축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됩니다. 정책 효과에 대한 평가는 아직 이르지만, 가격 통제라는 도구의 한계와 함께 국내 에너지 시장의 구조 개선 필요성에 대한 논의는 본격화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