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번째 동결, 달라진 건 없습니다
정부가 9월 19일 0시부터 4주간 적용되는 10차 석유 최고가격을 9차와 똑같이 동결했습니다. 리터당 휘발유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입니다. 7차에서 150원 내린 뒤 8차와 9차를 거쳐 이번까지 같은 수준을 이어가는 겁니다.
배경에는 중동 정세가 자리합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9월 들어 다시 격화하고, 후티 반군이 홍해 인근 도시를 점거하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습니다. 브렌트유는 104달러대, 두바이유는 120달러 안팎까지 치솟았죠. 국제유가만 놓고 보면 오히려 가격을 올려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환율이 눌러준 상승 압력
그런데 정부가 동결 카드를 꺼낸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원·달러 환율이 1,505원에서 1,358원으로 약 10% 떨어지면서 원유 도입 비용 부담이 상당 부분 상쇄됐습니다. 여기에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1%로 다시 올라 서민 부담이 커진 점도 고려 대상이었습니다.
최고가격제 효과도 정부가 강조하는 대목입니다. 산업통상부는 3월부터 8월까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평균 0.6%포인트 낮추는 방파제 역할을 했다고 평가합니다. 같은 기간 주유소 판매량은 휘발유 2.1%, 경유 8.4% 줄어 과소비 우려도 크지 않았다는 겁니다. 다만 가격 통제가 길어질수록 공급 왜곡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함께 나옵니다.
추석 앞두고 꺼낸 추가 카드
정부는 유류세 인하도 11월 말까지 두 달 연장했습니다. 휘발유 15%, 경유와 부탄 25% 인하율이 그대로 유지됩니다. 추석 연휴인 24일부터 27일까지는 전국 재정고속도로 주유소 226곳에서 리터당 100원을 추가로 내립니다. 낮 시간대 전기차 충전요금 할인도 함께 시행됩니다.
공급 불안 관리도 병행됩니다. 사우디 동서 송유관 피격으로 수급 우려가 커졌지만, 정부는 수입선 다변화와 비축유 스왑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9~10월 도입 물량은 전년 평균의 90% 이상, 11월 물량은 70% 이상 확보한 상태입니다. 관건은 중동 정세가 언제 진정되느냐입니다. 정부는 국제유가와 소비 추이를 살피며 출구전략을 유연하게 운영하겠다는 입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