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탄소장벽 확대, 한국 수출에 던지는 숙제

마임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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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달 전 수정 · 2025년 12월 18일 오후 7:01

발행: 2025년 12월 18일 오후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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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가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냉장고, 자동차 부품 등 한국 주력 수출품까지 확대 적용하기로 하면서 업계가 긴장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EU와의 협상을 통한 부담 완화와 탄소 감축 기술 투자라는 이중 전략으로 대응 중이지만, 영국 사례에서 보듯 EU의 태도는 단호합니다. 이제 탄소 배출량은 무역의 새로운 장벽이 되고 있습니다.

철강 넘어 가전·자동차 부품까지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적용 품목이 냉장고, 세탁기, 자동차 부품 등으로 대폭 확대되면서 한국 수출 업계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지금까지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등 6개 품목에 집중됐던 규제의 그늘이 이제 우리의 주력 수출품까지 닿기 시작한 겁니다. EU는 2028년 1월부터 이들 새 품목에 대해 본격적으로 CBAM을 적용할 계획을 밝혔는데요. 이는 단순한 환경 규제를 넘어 글로벌 무역의 새로운 게임룰을 바꾸는 중요한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이 제도의 핵심은 EU로 수입되는 제품의 생산 과정에서 배출된 탄소량에 따라 추가 비용을 부과하는 것입니다. EU 내에서 엄격한 탄소 규제를 따르는 기업들과의 공정한 경쟁을 보장한다는 명분이죠. 산업통상부는 이번 확대 발표 직후인 18일, 긴급히 업계 간담회를 소집해 대응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박정성 통상차관보는 이번 조치가 '위장된 무역 장벽'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부와 업계의 이중전략: 협상과 기술 투자

산업부는 크게 두 가지 축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첫째는 EU와의 협상을 통한 제도적 부담 완화이고, 둘째는 국내 산업의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입니다. 협상 측면에서는 이미 일부 성과를 거두었는데요. 원래 내년부터 시작될 예정이던 CBAM 인증서 구매 시기를 2027년으로 늦추는 데 성공했습니다. 또한, 중소 규모의 유럽 수입업체와 거래하는 국내 기업에 대해서는 면제 요건을 새로 만들어 부담을 덜어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협상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 아래, 기술 개발 지원에도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정부는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기술이나 수소 에너지 같은 미래 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장기적으로 탄소 중립 사회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업계 스스로도 저탄소 생산 공정으로 전환하거나,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는 등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노력이 필수적이게 됐습니다.

영국 사례가 보여주는 글로벌 파장

CBAM의 영향은 한국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최근 EU가 영국을 상대로 취한 강경한 입장이 그 예시인데요. EU는 영국과의 탄소시장이 서로 연결되기 전까지는 CBAM 부담금 면제를 절대 제공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영국 정부는 이로 인해 자국 산업에 연간 8억 파운드(약 1조 4천억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EU의 단호한 태도는 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하고 우회 수출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읽힙니다. 예를 들어, 특정 국가가 자국 내에서는 저탄소 제품만 생산해 수출하면서 배출량을 과소 신고하는 경우, EU는 해당 국가 제품 전체에 '기본 배출계수'라는 높은 기준을 적용해 부담금을 매길 방안도 검토 중입니다. 결국 CBAM은 EU의 단순한 환경 정책을 넘어, 전 세계 국가들에게 탄소 감축을 위한 본격적인 행동을 촉구하는 무역 도구로 자리 잡고 있는 겁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중국, 인도, 브라질 등 다른 주요 경제국들도 자국의 탄소 가격제 도입이나 기존 제도 확대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고, '탄소 경쟁력'이 새로운 무역의 척도로 부상하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에게는 협상 테이블에서의 목소리 뿐만 아니라, 공장 현장에서의 기술 혁신이 동시에 요구되는 어려운 과제가 된 셈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