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찾아온 장마, 변덕스러운 양상
2026년 장마는 평년보다 일주일가량 늦게 시작됐습니다. 역대 세 번째로 늦은 기록인데요. 하지만 본격화된 장마의 모습은 꽤 낯설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정체전선이 한반도 위를 오르내리면서 비가 내리는 지역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지역이 하루 사이에도 수차례 바뀌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충청 이남에 비가 집중됐는데, 오후부터는 수도권과 강원 지역까지 장맛비가 확대됐습니다. 문제는 비가 잠깐 멈춘 사이에도 습도가 높아 체감온도가 30도를 훌씬 넘는다는 점입니다. 경북 안동 일대에는 폭염특보까지 발효됐고, 경기 여주의 경우 체감온도가 33도에 달하는 지역도 있었습니다. 장마철인데도 후텁지근한 더위가 꺼지지 않고 있죠.
제주 산간 150mm 넘는 폭우…태풍 변수도
이번 장맛비의 핵심은 제주도와 남해안입니다. 제주 산간 지역에는 최대 15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예보됐는데요. 전남 남해안과 경남 서부 남해안에도 최고 80mm 안팎의 강수량이 예상됩니다. 시간당 20~30mm의 국지성 호우가 집중되면서 저지대 침수와 산사태 위험이 커지고 있어 기상청은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제9호 태풍 바비와 제10호 태풍 마이삭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날씨의 불확실성이 커졌습니다. 태풍 바비의 이동 경로에 따라 장마전선의 위치와 비의 강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로서는 태풍이 주변 기압계의 흐름을 바꾸면서 정체전선의 북상 시기와 위치에 변수를 더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음 주 초까지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이어질 전망인 가운데, 강수 시점과 지역이 유동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무더위와 폭우 사이, 안전 관리가 관건
장마가 시작됐다고 해서 무더위가 한풀 꺾인 것은 아닙니다. 서울의 낮 기온이 30도에 육박하고 체감온도는 32도까지 오르는 등 전국적으로 고온다습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비와 더위가 반복되면서 온열질환 발생 위험이 커지고 있고, 동시에 식중독 예방도 각별히 신경 써야 합니다. 세균이 쉽게 번식하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죠.
사실 이런 무더위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오메가 열돔 현상으로 인명 피해가 속출하고 있고, 미국 동부 역시 극심한 폭염으로 행사가 차질을 빚을 정도입니다. 우리나라의 이번 장마 역시 전 지구적 기상 이변의 일환으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당분간은 우산과 물통을 모두 챙겨야 하는 불편한 날씨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