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방북 현장에서 밀려난 김여정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최근 방북은 북중 관계의 중대한 외교 행사로 주목받았습니다. 하지만 공식 일정을 지켜본 전문가들은 의외의 인물에 시선을 모았는데요. 바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입니다. 130여 장의 공식 사진에서도 김정은 위원장을 직접 보좌하거나 시진핑 주석 부부와 접촉하는 장면은 전혀 포착되지 않았습니다.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환영 행사에서는 간부들과 멀찍이 떨어진 곳에 서 있었고, 평양체육관 공연에서는 대열의 맨 끝자리에 앉는 모습이 포착되었습니다. 회담과 만찬, 참관 일정 등에서도 다른 간부나 수행실장 격인 현송월에게조차 밀려난 분위기였는데요. 당연히 이런 모습은 과거와 너무나도 달랐습니다.
과거와 달라진 좌석 배치의 의미
사실 김여정 총무부장은 상당히 오랜 기간 김정은 위원장의 최측근으로 활동했습니다. 2019년 베이징 방문 때는 회담을 직접 챙기고 시진핑 주석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을 보였고, 2년 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방북 때는 서명 과정을 옆에서 보좌하며 핵심 권력자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이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김정은 위원장의 실질적 '비서실장' 역할을 하던 그녀의 위상과 확연히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물론 지난 2월 노동당 9차 대회에서 부장으로 승진한 것은 겉으로 보기엔 요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대남·대미 비난 성명을 내놓는 '김정은의 입' 역할에 머물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방북 행사에서의 소외는 단순한 좌석 배치 이상의 정치적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주애 등장과 북한 4대 세습 체제의 윤곽
이번 변화의 배경에는 김정은 위원장의 딸인 김주애가 4대 세습 후계자로 본격 부상하고 있다는 점이 지목됩니다. 이런 변화는 김정은 위원장의 딸인 김주애가 4대 세습 후계자로 본격 부상하면서, 여동생에게 쏠렸던 권력과 상징성을 견제하고 조카에게 무게를 옮기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됩니다. 비공식 오·만찬 과정에서 김주애가 시 주석 부부에게 소개되었을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반대로 김여정 총무부장에게 남은 역할은 체제를 대외적으로 호위하는 발언 담당으로 보입니다. 당장 당내 실세로서의 지위는 유지하고 있지만, 핵심 의사결정과 외교 현장에서의 영향력은 예전만 못한 상황입니다. 향후 북한 권력 구도가 김주애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김여정의 위상은 더욱 좁혀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