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했던 7일의 경쟁
화이자가 노보노디스크와의 치열한 인수전 끝에 멧세라를 100억 달러(약 14조 5천억 원)에 인수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번 인수는 애초 제안 가격보다 37%나 높은 프리미엄을 지불한 대형 거래로, 제약업계의 비만치료제 경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멧세라 이사회는 양사의 제안을 비교 검토한 끝에 화이자를 최종 선택했습니다. FTC의 반독점법 검토 결과를 중요하게 고려했기 때문인데요, 노보노디스크와의 거래 구조가 잠재적인 법적, 규제적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판단했던 겁니다. 인수 조건으로 화이자는 멧세라 주당 65.60달러를 현금으로 지급하고, 조건부가격청구권(CVR)은 20.65달러로 책정했습니다.
비만치료제 시장의 판도 변화
이번 인수전은 7200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분석됩니다. 화이자는 코로나19 백신 이후 매출 감소에 직면했고,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뒤처지면서 주가가 반토막 나는 위기를 겪었습니다. 멧세라 인수는 화이자가 차세대 비만치료제 개발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결정적인 수단이었던 셈이죠.
멧세라는 월 1회 투여만으로도 높은 체중 감소 효과를 보이는 GLP-1 치료제 MET-097i를 개발하여 주목받아 왔습니다. 알파벳의 투자 유치와 디앤디파마텍과의 기술 협력 등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는데요, 모건스탠리는 2035년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가 15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며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국내 제약사의 반응과 기회
이번 인수전은 국내 증시에도 즉각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디앤디파마텍은 KG제약의 지분 매각 협상 소식에 주가가 급등하며 관련주로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디앤디파마텍의 오랄링크 플랫폼은 멧세라의 약물 흡수율을 높여 생체이용률을 개선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슬기 디앤디파마텍 대표는 "화이자 자금과 임상 노하우를 결합하여 신규 비만치료제 상용화를 가속화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회사는 GLP-1/GIP 이중 작용제 신약 후보 물질인 MET-GGo를 개발 중이며, 현재 임상 1상 시험을 완료하고 2상 시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디앤디파마텍은 2023년과 2024년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수익성을 개선했고, 자체 개발 중인 GLP-1 비만치료제와 MET-097i 2b 임상 시험 결과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M&A 트렌드와 전망
올해 글로벌 제약바이오 M&A 건수는 21건으로 지난 15년간 연간 평균을 넘어섰습니다. 거래 규모는 650억 달러(약 90조 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는데요, MASH(대사이상지간염)와 비만치료제 관련 거래가 급증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존슨앤존슨의 인트라셀룰러 인수(146억 달러)가 최대 거래로 꼽히고 있습니다.
GLP-1 수요 확대와 간질환 치료제 허가 환경 완화가 투자 확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번 인수전을 통해 빅파마의 중소형 바이오테크 인수 의지가 확인되었으며, '포스트 멧세라'를 찾는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국내 제약기업들도 MASH를 미래 성장축으로 설정하고 투자를 강화하고 있는데, 한미약품은 MASH 타깃 파이프라인을 확장하고 있으며, 대웅제약은 GLP-1 기반 신약 파이프라인을 비만과 MASH 병용 치료로 개발 중입니다.
이번 인수전은 고금리 시대에도 불구하고 거대 제약사들이 혁신적인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를 지속할 것임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입니다. 제약업계는 앞으로도 M&A를 통한 기술력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