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 90%를 넘겼지만 가려지지 않는 승자
미국 위스콘신주 주지사 민주당 경선이 사상 초유의 초접전으로 치달으며 전국적인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개표율이 90%를 훌씬 넘어선 지금도 프란체스카 홍 후보와 데이비드 크롤리 후보 사이의 격차는 1%포인트 안팎에 머물고 있는데요. 밀워키시에 남은 부재자투표 2만 8,000표가 최종 결과를 뒤집을 결정적 변수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데이터 처리 과정에서 인적 오류가 발생해 결과 발표가 지연되면서, 누가 민주당의 기를 들게 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한인 2세이자 민주사회주의자인 홍 후보는 요리사와 바텐더 출신의 싱글맘으로, 최저임금 인상과 저소득층 의료보험 확대, 보편적 보육 등을 내세우며 진보 진영의 지지를 끌어모았습니다. 반면 크롤리 후보는 위스콘신 최초의 흑인 카운티 행정책임자로서 행정 경험과 중도 확장성을 무기로 현직 주지사와 당 지도부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미시간과 미네소타를 달군 진보의 물결
이번 경선은 위스콘신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최근 미시간주 연방 상원 경선에서 압둘 엘사예드가, 미네소타주에서는 페기 플래너건 부지사가 중도 후보를 꺾고 승리하며 민주당 내 진보 바람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특히 플래너건은 약 470만 달러의 캠페인 비용으로 2,000만 달러를 쏟아부은 중도 후보를 이겼는데요, 이는 돈이 아닌 메시지가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였음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진보 진영 내부에서도 온도 차는 분명합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나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하원의원 등 진보를 대표하는 인물들은 홍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홍 후보의 메시지 전달력이 부족하고 본선에서 공화당에 쉽게 공격당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이런 내부적 시각 차이는 민주당의 단결에 적지 않은 시험대가 되고 있습니다.
본선을 앞둔 불확실한 시험대
위스콘신 경선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는 11월 본선의 향방뿐만 아니라, 2028년 대선을 앞둔 민주당의 노선 설정과도 맞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홍 후보가 승리할 경우 미국 역사상 최초의 민주사회주의자 주지사가 탄생하게 되고, 공화당의 톰 티파니 연방 하원의원과 맞붙게 됩니다.
물론 홍 후보의 앞길은 험난합니다. 공화당은 이미 과거 추수감사절 취소 SNS 글이나 경찰 조직 폐지 지지 의사 등을 들어 공격을 퍼붓고 있습니다. 여론조사에서 22%포인트나 앞섰던 것과 달리 실제 개표는 초박빙인 점도, 개방형 프라이머리에서의 교차투표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민주당이 진보의 확장성과 중도의 실용성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내리게 될지, 부재자투표 처리 결과에 귀가 쏠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