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장에 번진 계파 갈등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들이 첫 TV 토론회에서 친명계와 친정청래계 간의 대립을 드러내며 격한 공방을 벌였습니다. 8월 3일 OBS경인TV에서 열린 이번 토론회는 사실상 정청래·김민석 당 대표 주자들의 대리전 양상을 띠었는데요. 후보들은 이재명 정부의 성공이라는 큰 틀에는 공감대를 이루면서도, 누가 더 충성스러운 지지 세력인지를 두고 날 선 신경전을 이어갔습니다.
친명계 후보들은 정청래 당 대표 후보를 향해 연일 제기되는 '자기정치' 논란을 집중 공격했습니다. 서미화 후보와 박선원 후보 등은 정 후보 측이 대통령의 정책을 뒷받침하기보다 사사건건 엇박자를 내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특히 서 후보는 APEC 정상회의 성과 홍보가 뒤늦게 진행된 점, 코스피 5,000 달성 시점에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제안해 정부 성과를 가린 점 등을 구체적 사례로 꼽았습니다.
이에 친정청래계 후보들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한민수 후보는 정 후보가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와 협의해 호남 지역을 맡는 등 충실히 협력했다고 강조하며, '자기정치'라는 표현에 근거가 없다고 맞섰습니다. 또한 김민석 후보가 당 대표직을 개인의 로망이라고 표현한 것이 적절했냐며 역공의 화살을 돌렸습니다. 양측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토론회는 사회자가 여러 차례 제지할 정도로 고성이 오가는 장면을 연출했습니다.
날 선 개인 공방과 당내 문화 논란
계파 논란을 넘어 후보 개인을 겨냥한 도덕성 공방도 이어졌습니다. 김용 후보는 한민수 후보가 이재명 대통령의 가덕도 피습 당시 지혈을 도왔다는 발언을 거짓으로 규정하며 후보 사퇴까지 요구했습니다. 박선원 후보는 최민희 후보 딸의 축의금 논란을 언급하며 기득권 문제를 짚었고, 이성윤 후보는 김민석 후보의 계엄 해제 표결 불참 의혹을 제기하며 책임 있는 답변을 촉구했습니다.
당내 문화를 둘러싼 갈등도 표면으로 드러났습니다. 최민희 후보가 일부 당원의 목소리를 '일베 문화'로 규정한 발언을 두고 김영호 후보는 동료 의원을 '박쥐'라고 비하한 것이야말로 일베 문화의 전형이라며 맞받아쳤습니다. 서로를 향한 낮은 수위의 비난이 오가는 모습은 민주당 내에서도 당내 문화에 대한 인식 차이가 여전히 크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었습니다. 이에 최 후보는 문제의식에서 나온 발언이었다며 사과의 뜻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전당대회 앞두고 커지는 시험대
이번 토론회에서 후보들은 표면적으로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강조하면서도, 속내는 각자의 계파를 옹호하고 상대를 압박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당원들 사이에서는 계파별 투표 전략까지 공유되고 있는 상황인데요. 김용 후보가 생년을 기준으로 한 투표 전략의 적절성을 문제 삼았지만, 최민희 후보는 이를 당원들의 자발적인 주권 행사라고 반박했습니다.
사실 민주당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과 1인 1표제 도입 등 여러 현안을 안고 있습니다. 하지만 토론회에서 드러난 것처럼 당내 갈등을 봉합하기보다는 대립을 심화시키는 발언들이 주를 이루면서, 차기 지도부가 어떤 방식으로든 당의 통합을 이끌어야 할 과제가 무겁게 남아있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