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째 이어진 침묵
한국 정부가 추진해온 2000억 달러 규모 대미 전략투자의 첫 사업이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는 지난 9월 22일 국회에 1호 사업을 보고했는데요. 닷새가 지난 지금까지 한미 양국의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1호 사업은 미국 텍사스주 엔시날에 6.5GW 규모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짓는 겁니다. 총사업비는 223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30조3000억원에 달하는데요. 인근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는 게 핵심입니다.
남은 건 미국의 절차
지연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양국이 2025년 11월 체결한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에 따르면, 투자처는 상무장관이 위원장인 투자위원회의 추천을 거쳐 미국 대통령이 최종 선정합니다. 한국은 국내 절차와 한미 협의위원회 협의를 모두 마쳤지만, 미국 쪽 내부 절차가 남아 있는 겁니다.
산업통상부는 새로운 변수나 쟁점은 없다며 실무선에서는 절차가 정리된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총회와 미중 정상회담 등 굵직한 외교 일정을 소화하느라 최종 선정이 미뤄졌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재협상이 아니라 우선순위 조율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남은 과제와 기대
정부는 발표가 이뤄지면 이달 말쯤 22억 달러의 첫 투자금을 송금할 계획입니다. 대형 원전 8기와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 개발은 추가 협의가 필요한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업계는 또 다른 기회를 주목합니다. AI 데이터센터는 전력 수요 변동이 크고 순간 정전에도 치명적이라, 가스발전과 ESS를 결합한 전력 공급 모델이 부상하고 있습니다.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은 미국 현지 생산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하며 시장 선점에 나섰습니다. 발표 시점은 미국의 손에 쥐여 있지만, 그 사이 산업 지형은 조용히 움직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