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부터 달아오른 한강, 불꽃 앞의 100만 인파
2026년 서울세계불꽃축제가 9월 5일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화려하게 펼쳐졌습니다. 오전부터 시민들은 '일생에 한 번뿐인 구경'이라며 명당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몰려들었는데요, 이른 새벽부터 돗자리를 펼치고 카메라 삼각대를 세우는 모습이 곳곳에서 보였습니다. 주최 측과 경찰은 약 53만 명에서 100만 명에 이르는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경찰 인력을 전년 대비 26% 늘리는 등 초긴장 상태를 유지했습니다. 한성숙 국무총리도 현장을 직접 방문해 실시간 인파 관리 시스템과 불법 카메라 단속 장비를 점검하며 마지막 순간까지 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인파가 몰리면서 교통 통제도 강화되었습니다.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은 오후 6시 11분부터 10시까지 무정차 통과했고, 여의동로와 원효대교 등 주요 도로도 차단되었습니다.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등 배달 플랫폼 역시 여의도와 한강 인근 지역의 서비스를 탄력적으로 제한하며 현장 혼잡을 최소화했습니다.
130억 원의 투자와 숨은 환경 논란
이번 축제를 주최한 한화그룹은 총 130억 원의 예산을 투입했으며, 이 중 45억 원을 안전관리에 집중 배정했습니다. 5,000여 명의 안전 요원을 배치하고 김승연 회장의 '함께, 멀리'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26년째 대규모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데요, 화약 제조업체인 한국화약에서 출발한 역사를 담아 2000년부터 시민들이 무료로 즐길 수 있는 문화 행사로 자리 잡았습니다. 올해부터는 전야제를 도입해 축제를 이틀로 확대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화려함 뒤에는 환경 논란이 존재했습니다. 람사르 협약 등록 습지인 밤섬의 생태계를 지키는 목소리가 커졌는데요, 10만 발의 폭죽이 발생시키는 100데시벨이 넘는 극심한 소음이 조류에게 공포 반응과 서식지 이탈을 유발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유해 물질 유입과 막대한 탄소 배출 문제까지 겹치면서, 일회성 행사가 아닌 지속 가능한 축제로의 전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민간 주최 행사로 인한 공공 생태계 훼손에 대한 복원 비용 부담과 장소 사용료 부과 방안도 거론되었습니다.
명당 장사와 무료 지도, 규제 사각지대 너머
축제를 앞두고 불거진 또 다른 문제는 이른바 '명당 장사'였습니다. 중고 플랫폼에서 불꽃 뷰 객실이나 한강 변 좋은 자리를 웃돈을 붙여 판매하는 행위가 기승을 부렸는데요, 현행 암표방지법은 사람이 실연하는 공연에만 적용되어 불꽃축제는 규제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한강공원 내 자리 선점은 입장권 거래가 아니어서 법적 근거가 부족하고, 일부 판매자는 돗자리 판매라고 둘러대며 단속을 피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 시민이 3년간 직접 발품을 팔아 수집한 명당 정보를 3D 영상으로 제작해 무료로 공개하며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아이를 안고 자리를 잡지 못해 고생하는 아버지를 본 것이 계기가 된 이 영상은 조회 수 150만 회에 육박하며, 이기적 거래와 대비되는 따뜻한 공유의 가치를 보여주었습니다. 불꽃축제는 분명 많은 이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하지만, 안전과 환경, 그리고 공정한 향유권 사이에서 어떤 균형을 찾을지 앞으로의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