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뒤 엄정 수사, 경영 책임 묻는다
6월 1일 대전 유성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의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이번 사고로 현장 작업자 5명이 숨지고 2명이 중경상을 입었는데요. 노동당국은 손재일 대표이사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고, 경찰은 가재웅 사업장장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조사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번 입건은 화약 제조 현장의 안전 관리 실패에 대한 경영 책임을 분명히 묻는 조치로 풀이됩니다.
수사 기관은 손 대표를 포함한 관계자 3명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습니다. 현재까지 관계자 7명과 유족 5명을 상대로 조사를 마쳤으며, 압수수색 자료를 분석하며 사고 원인 규명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이번 사고는 단순한 산업재해가 아니라, 안전 시스템 전반을 돌아보게 하는 참사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위험의 숙명과 안전 불감증 사이
화약산업은 그 자체로 고위험 산업입니다. 터널 굴착과 채굴, 도로 건설 등 한국 경제 발전의 밑바탕이 되어왔고, 최근에는 K-방산의 핵심인 천무 로켓이나 L-SAM 같은 첨단 무기체계의 기반이 되고 있죠. 미국의 블루오리진이나 스페이스X 같은 글로벌 기업들도 폭발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한 만큼, 이 업종의 위험성은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위험이 숙명이라고 해서 안전 불감증을 면죄부 삼을 수는 없습니다. 이번 대전사업장은 2018년과 2019년에도 각각 5명과 3명이 숨지는 폭발 사고가 발생한 곳이라 과거 전례가 있는 점이 참혹합니다. 같은 장소에서 반복되는 인명 피해는 단순한 불운으로 넘길 수 없으며, 근본적인 안전 관리 체계의 허술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K-방산 성장 뒤에 숨은 안전 과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빠른 납기로 유럽 방산 시장을 개척하며 세계 4위 방산 기업 도약을 준비해 왔습니다. 사고가 난 대전공장은 로켓 추진체 제조공정의 핵심 시설로, 이번 폭발로 인한 생산 차질이 수출 일정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다른 사업장들은 특별 안전점검을 마치고 생산을 재개했지만, 대전공장은 여전히 가동이 중단된 상태입니다.
물론 사고 원인이 명확히 규명된 뒤에야 본격적인 재개가 가능할 것입니다. K-방산의 경쟁력은 결국 안전을 전제로 한 생산 능력에서 나온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희생자들의 발인식이 엄수된 가운데, 유족과 사회가 요구하는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이 이제 가장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