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초청 없이 떠난 해외 출장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의 해외 출장 의혹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외교부 확인 결과, 노 전 위원장이 배우자와 함께 다녀온 세 차례의 출장은 모두 상대국의 공식 초청이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는데요. 2022년 호주와 뉴질랜드, 2024년 독일과 에스토니아, 그리고 2025년 덴마크와 스웨덴 방문이 해당됩니다.
합수본이 확보한 진술에 따르면, 출장 국가는 실무진이 후보지를 제시하면 노 전 위원장이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구조였습니다. 배우자를 위한 예산 편성 내역 역시 위원장이 파악하고 있었다는 취지의 증언도 확보되었습니다. 특히 유럽 출장 두 차례에서 배우자는 비즈니스석을 이용했고, 관련 비용만 총 4천여만 원이 지출되었습니다. 이 중 독일과 에스토니아 출장에는 7,194만 원, 덴마크와 스웨덴 출장에는 9,053만 원의 예산이 각각 투입되었습니다.
관례라는 해명과 좁혀지는 수사망
노 전 위원장은 지난 국회 국정조사특위에서 부부 동반 출장을 먼저 요구한 적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그동안 관례적으로 그렇게 해왔고 이의 제기가 없어 특별한 의문을 갖지 않았다는 취지로 해명했는데요. 하지만 합수본은 선관위 직원 4명이 배우자 수행에 동원되었고, 일부 직원은 공식 일정에 불참했음에도 보고서에 참석한 것으로 허위 기재한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지난해 덴마크 출장 때는 배우자 수행 계획이 노 전 위원장에게 사전에 보고된 것으로도 파악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합수본은 예산 집행의 위법성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습니다. 노 전 위원장은 논란이 커진 뒤 4,743만 8,900원을 반납했지만, 사후 반환과 별개로 의사결정 과정과 회계처리 절차가 문제시되고 있습니다. 최근 옥미선 기획조정실장 등 관계자들을 참고인으로 조사하며 수사망을 좁혀가고 있어, 조만간 노 전 위원장에 대한 피의자 소환 조사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특검 출범과 남은 쟁점들
이번 수사는 6·3 지방선거 당시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합수본은 서울 시내 42개 투표소와 관련해 각 자치구 선관위 관계자들을 직무유기 혐의로 조사하고 있으며, 이재명 대통령이 임명할 특별검사는 선거 의혹 전반을 광범위하게 수사할 예정입니다. 특검이 출범하면 준비 기간을 포함해 최장 170일간 수사가 진행될 전망입니다.
이번 사태는 공직자 해외 출장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다시 한번 환기시키고 있습니다. 공적 예산이 사적 동행에 사용된 정황이 드러난 만큼, 앞으로 예산 집행의 적정성과 공무원 인력 동원의 정당성을 두고 치열한 법적 공방이 예상됩니다. 특검 수사가 어떤 결론을 내리느냐에 따라 선거 관리 기관의 신뢰 회복 여부도 갈릴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