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동결자산 해제 요구와 트럼프의 내각회의
이란은 미국과의 종전 협상에서 동결된 자산 240억 달러(약 36조 원)를 두 차례에 걸쳐 해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양해각서(MOU) 체결과 동시에 120억 달러를 즉시 풀고, 나머지 120억 달러는 핵·종전 세부 협상 기간인 60일 안에 송금하라는 조건입니다. 이란 대미 협상단장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카타르를 방문해 첫 120억 달러 해제 절차를 논의했는데요. 이 자금이 실제로 풀릴지가 협상 성패의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2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내각회의를 소집했습니다. 악천후로 회의 장소가 변경됐지만, 이란 전쟁 종전 문제가 핵심 의제로 오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회의 전에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하며 미·이스라엘 공조를 재확인했는데요.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인근 미군 공습을 휴전 위반으로 규정하며 보복을 예고한 상태라 긴장은 여전히 높습니다.
한국-카타르를 거친 자금의 흐름과 협상의 복잡성
이번에 이란이 해제를 요구한 자산 중에는 한국에서 카타르로 옮겨진 60억 달러(약 9조 원)도 포함돼 있습니다. 한국은 2010년부터 이란 중앙은행 명의 원화계좌를 통해 원유를 사들였는데, 2018년 트럼프 행정부가 JCPOA(이란 핵합의)를 탈퇴하면서 이 자금이 동결됐습니다. 이후 2023년 9월, 수감자 교환 대가로 이 자금이 카타르 QNB 은행 계좌로 옮겨졌지만, 가자지구 전쟁 발발로 다시 묶이게 됐죠.
사실 이란의 해외 동결 자산은 중국, 카타르, 인도 등 여러 나라에 흩어져 있어 규모가 1000억~123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는 2024년 이란 GDP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인데요. 이란이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 동결 자산 해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카타르 외무부는 일부 외신이 보도한 120억 달러 제안설을 부인했지만, 중재자 역할을 계속하며 협상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각국의 입장과 향후 협상 전망
이란은 동결 자산 해제를 협상의 전제 조건으로 내걸었습니다. '자금이 먼저 풀리지 않으면 협상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인데요. 반면 미국은 이란이 핵 포기 등 선행 조치를 취한 뒤 제재를 단계적으로 풀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을 제3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언급하기도 했고,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중동 분쟁 종식 준비가 끝났다며 미국의 결단을 촉구했습니다.
이란의 요구가 관철될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과거 한국-카타르 사례처럼 자금이 다시 동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합니다. 하지만 양측 모두 장기화된 전쟁에 지쳐 있고, 이란의 심각한 경제난을 고려하면 타협점을 찾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카타르 중재로 진행 중인 이번 협상이 중동의 새로운 국면을 열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