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종목에 쏠린 10조 원의 열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상장된 뒤 국내 증시는 뜨거운 감자가 되었습니다. 16개 종목이 몰려오면서 10일 기준 하루 거래대금만 10조 원을 넘겼는데, 이는 전체 ETF 시장의 31.6%에 해당하는 비정상적인 쏠림 현상입니다. 사실 이런 열기가 꼭 건전한 방향으로 흘러간 것은 아니었습니다. SK하이닉스 주가가 8% 하락했는데 관련 레버리지 ETF는 장 마감 직전 50% 가까이 급등하는 심각한 괴리율 사태가 벌어졌고, 결국 13일 기준 해당 상품들은 모두 손실 구간에 진입했습니다.
운용사 질타와 금감원장의 침묵
이런 상황에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13일 자산운용사 CEO 20명과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이 원장은 거짓·과장 광고를 하지 말 것을 강력히 경고했고, 유동성공급자인 증권사와 협력해 괴리율 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는데요.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스페이스X 공모주를 ETF에 편입하겠다고 홍보했으나 무산된 사례도 구체적으로 지적하며 운용사의 모범적 역할을 주문했습니다.
하지만 시장의 시선은 이 원장의 침묵에 쏠렸습니다. 과거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출시에 대해 '반성'과 '후회'를 언급했던 그였지만, 이번 공개 석상에서는 해당 문제를 직접 다루지 않았습니다. 준비된 원고만 읽은 뒤 기자들의 질문에도 답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는데요. 당연히 근본적인 제도 보완 없이 운용사의 '자정'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제도 보완은 F4 회의에 달렸습니다
반대로 업계에서는 운용사만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반응도 나옵니다. 황성엽 금융투자협회장은 특정 대형 종목으로의 자금 집중과 개인 투자자의 레버리지 상품 투자 급증을 우려하며 시장의 연착륙을 강조했습니다. 일각에서는 한국거래소와 증권사 차원의 조치가 더 중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결국 구체적인 방향은 오는 15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와 이어질 F4 회의에서 윤곽을 드러낼 전망입니다. 구윤철 부총리,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감원장이 모이는 이 협의체에서 상장 폐지나 기본예탁금 상향, 투자 비중 제한 등의 실효성 있는 대책이 논의될지 주목됩니다. 시장 왜곡이 현실화된 지금, 더 이상의 관망은 어려워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