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월째 바다 위, 링컨함의 위기
미 핵추진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함에서 승조원들이 잇따라 바다로 추락하거나 투신을 시도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구축함 소속 수병이 바다에 빠졌고, 최근 8월 초에는 링컨함 갑판에서 한 수병이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뛰어들었다가 겨우 구조되었습니다. 에이브러햄 링컨함은 지난해 11월 출항 이후 9개월째 중동 해역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런 사고가 반복되는 배경에는 현대 해군 역사상 전례 없는 장기 배치가 있습니다. 링컨함은 200일 넘게 항구에 입항하지 않은 채 바다 위에서만 작전을 수행했는데요. 당초 5월 귀환 예정이었으나 이란과의 전쟁이 길어지면서 두 차례나 일정이 미뤄졌습니다. 5,000여 명의 승조원은 그 사이 극심한 체력적·정신적 피로를 누적해 왔습니다.
보급선 차단과 열악한 환경
승조원들의 고통은 전쟁 초기 이란의 전략적 타격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란이 전쟁 첫날 바레인 내 미 해군 기지를 공격하면서 수십 년간의 물류 허브가 무너졌습니다. 이 기지는 제5함대 사령부가 있었고, 승조원들이 휴식을 취하는 휴가항 역할도 했는데요. 대체 거점으로 영국령 디에고 가르시아 기지를 활용하게 됐지만, 작전 지역에서 3,500km나 떨어져 있어 실효성이 떨어졌습니다.
보급난은 생활 여건을 급격히 악화시켰습니다. 곰팡이 핀 샤워실과 고장 난 화장실, 온수 중단은 기본이고 식사량도 쌀 반 컵과 토르티야 두 장 수준으로 줄어들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위문품 분실까지 겹치면서 사기 저하는 물론 정신건강 문제까지 속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물자 수송에 차질이 생기면서 열악한 환경은 더 심해졌습니다.
정치권 공방과 전망
링컨함의 위기가 알려지자 미국 정치권에서는 공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민주당 세스 몰턴 의원과 리처드 블루먼솔 상원의원은 장병의 생명 보호보다 다른 곳에 집중하는 국방부 태도를 비판하며, 군사위원회 차원의 조사와 구체적인 지원 실태를 요구했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은 대통령과 국방장관의 책임을 묻고 있지만, 헤그세스 장관은 이를 사실 왜곡이라며 강하게 반박했습니다. 그는 모든 함정과 승조원에게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배치 기간이 충분히 길지 않았다며 관련 우려를 일축했는데요. 동시에 링컨함을 조지 워싱턴함으로 조만간 교체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실 이번 사태는 장기 파병과 보급망 붕괴가 초래한 인적 피해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전투 외적 손실이 계속된다면, 미국의 중동 전략 전반에 대한 재검토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