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로 나온 80만 명
프랑스 전역에서 교육 예산 삭감과 물가 상승, 고용 불안을 규탄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20일 파리 레퓌블리크 광장에는 학생과 노동자, 농민, 학부모가 모였고, 노란 조끼 시위의 기억까지 소환되며 참가 인원은 80만 명 규모로 커졌습니다. 출발점은 공교육 개선이었지만, 현장의 요구는 생활비와 일자리 문제로 번진 겁니다.
대부분은 평화롭게 행진했지만 일부 과격 단체가 가게를 부수고 물건을 빼앗으면서 시위의 의미가 가려지기도 했습니다. 한 18세 참가자는 더 나은 삶과 휘발유 가격 인하를 요구했다고 전해집니다.
SNS로 조직된 약탈, 강경 진압 논란
최근 프랑스에서는 SNS로 모인 50명에서 200명 규모의 무리가 상점을 털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조직적 약탈 집단과 평화 시위대를 구분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치안 유지의 책임을 강조하는 입장이 맞서는 지점입니다. 경찰은 카쇠르와 블랙 블록 같은 과격 단체를 일반 참가자와 분리해 설명합니다.
진압 과정의 폭력성도 쟁점입니다. 파리에서는 최루 스프레이가 사용됐고, 생투앙로몽과 투르, 랑스 등지에서는 14세와 16세, 15세 청소년이 다쳤습니다. 앰네스티와 휴먼라이츠워치는 진압용 수류탄과 고무탄 발사기 사용을 중단하고 전술을 개혁하라고 촉구했습니다. 프랑스의 거리 시위 문화에 국가 권력의 도구화가 더해져 강경 진압이 일상화됐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경제적 배제라는 뿌리
폭력의 원인을 단순히 이민자 문제로 돌리기는 어렵습니다. 2023년 프랑스 내무부와 법무부가 의뢰한 연구는 폭력 가담 동기를 분노와 반항, 게임과 경쟁, 경제적 이득, 지역 갈등 해결 등 네 가지로 나눴습니다. 보고서는 이민자 비율보다 노동시장 배제와 경제 활동 지표가 폭동 발생과 더 뚜렷한 상관관계를 보였다고 짚었습니다.
법무부 장관은 체포자 가운데 이민자와 프랑스인이 모두 포함됐다고 밝혔습니다. 시위 뒤 방화 흔적을 치우는 청소부 대부분이 이민자라는 현실도 프랑스 사회의 모순을 보여줍니다. 이탈리아에서도 시위와 파업으로 물류 차질과 사재기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유럽 전반의 생활고와 노동 불안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거리로 향하는 분노는 당분간 쉽게 가라앉기 어려워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