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회 시작도 전에 벌어진 여야의 겹겹이 대립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23일 부동산 정책 대토론회를 직접 주재하기로 하면서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습니다. 대통령은 SNS를 통해 보유세 수준, 다주택자 차등 적용, 초고가 주택 기준 등 구체적인 쟁점을 미리 공개하며 국민의 적극적인 의견 개진을 요청했는데요. 하지만 토론회 개최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여야의 날 선 공방이 터져 나왔습니다.
국민의힘은 이번 토론회가 이미 세금 인상이라는 결론을 정해놓은 '답정너'식 행사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현재의 부동산 시장 혼란이 이 정부의 반시장적 규제와 징벌적 세제에서 비롯됐다며, 이번 토론회가 국민을 들러리로 세우는 알리바이 쇼에 불과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조용술 대변인과 개혁신당 이동훈 수석대변인도 정부의 정책 실패를 먼저 인정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습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 집단지성을 통해 정책 방향을 설정하려는 민주적 절차라고 맞받았습니다. 박경미 대변인은 토론회가 열리기도 전에 결론을 단정 짓는 야당의 태도가 오히려 국민의 발언권을 원천 봉쇄하려는 독선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사실 이번 토론회는 서울 아파트값이 74주 연속 상승하고 전월세 가격도 들썩이는 민심을 달래기 위한 대통령의 승부수 성격이 짙습니다.
보유세 인상과 거래세 완화, 세제 개편의 핵심 줄기
토론회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는 역시 세제 개편 방향입니다. 정부는 보유세를 강화하고 거래세를 완화하는 기본 틀을 검토하고 있는데요. 현재 한국의 보유세는 누진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각종 공제와 낮은 과표 현실화율 때문에 실효세율이 낮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이에 따라 과표와 실제 시세 간의 괴리를 줄이고, 다주택자와 초고가 주택에 대한 차등 적용 방안을 모색할 예정입니다.
특히 과거 대선 공약이었던 '국토보유세'가 다시 논의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습니다. 모든 토지에 일괄적으로 부과해 세수를 확보하고 기본소득 재원으로 활용하자는 취지였는데, 이는 무주택자와 1주택자의 지지를 얻으려는 정치적 포석으로도 읽힙니다. 물론 보유세 강화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미 높은 취득세와 양도소득세 부담 속에서 추가 과세는 징벌적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으며, 강남 초고가 주택 1채와 지방 저가 주택 다수의 형평성 문제 역시 쉽지 않은 쟁점입니다.
거주하지 않고도 보유 기간만으로 양도세를 감면받는 장기보유특별공제 제도의 개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실거주 없이 보유만으로 세금 혜택을 주는 현 제도가 투기를 조장하는 핵심 원인이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시장 불안과 정책 신뢰 회복이 관건
부동산 토론회의 배경에는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서울시장직을 내준 정치적 충격도 자리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몽골 국빈 방문 중에도 SNS로 직접 토론회 쟁점을 공개한 것은 시장 안정과 정책 동력 확보에 대한 조바심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국민의 걱정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의도와 달리 시장의 불안 심리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은행권의 대출 규제 강화로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지고 있고, 공급 확대 구상에도 불구하고 집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진 상황입니다. 이번 토론회가 단순한 명분 쌓기가 아니라 실질적인 정책 전환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 8월 초 발표될 세제 개편안에 모든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