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내부 비위 적발한 건 검찰이었다
17세 여고생을 살해한 장윤기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경찰이 증거를 누락하고 사건을 축소하려 한 정황이 드러나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피의자의 아버지가 현직 경찰 간부라는 점이 밝혀지면서 동료 경찰들이 개입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는데요. 사건의 실체는 검찰의 보완수사 과정에서 비로소 드러났습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경찰 단계에서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사항이 11개나 됐다고 밝혔죠.
이 사건이 단순 살인으로 끝날 뻔한 건 검찰이 경찰 수사를 보완할 수 있는 권한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 5년간 경찰관 직무 관련 범죄로 기소된 169건 중 절반가량이 검찰의 보완수사나 재검토 과정에서 적발됐다고 합니다. 코인 자금 세탁 사건에서 현직 경찰서장이 금품을 받은 사례도 검찰의 외부 통제를 통해 밝혀졌죠.
검찰 개혁과 경찰 견제 사이, 보완수사권을 둘러싼 대립
이런 상황에서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려는 움직임이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 개혁과 10월 공소청 출범을 위해 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를 서두르고 있는데요. 개정안은 검사의 직접 수사권을 없애고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만 남기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경찰의 수사권 독점이 가져올 위험성을 강조하며 보완수사권 존치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장동혁 대표는 이 권한이 경찰을 견제하는 마지막 장치라며, 이를 빼앗으면 오히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실제로 장윤기 사건은 보완수사권이 없었다면 진실이 묻혔을 가능성이 큰 단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습니다.
법무부와 대한변호사협회도 부작용을 우려하며 신중한 접근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법무부는 피해 구제 약화와 수사 지연 가능성을, 변협은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직접 보완수사를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죠.
10월 수사권 개편 앞두고 해법은 어디에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면서 여야정 협의체 구성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수사기관 개혁을 위한 협의체 구성을 공식적으로 제안했으며, 민주당 내부에서도 홍기원 의원처럼 민생 사건에 한해 보완수사권을 일부 인정하자는 신중론이 나오고 있습니다.
문제는 수사권이 경찰로 일원화될 경우, 누가 경찰을 감시할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국가경찰위원회가 있지만 실질적인 인사권이나 예산권이 부족해 상징적 수준에 머물렀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죠. 권한의 크기만큼 견제 장치도 튼실해야 한다는 점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로 보입니다.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경찰 개혁의 필요성도 함께 부각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경찰청 방문 면담이 연이틀 무산된 것을 두고 소통 부재를 지적하며 책임자 문책과 조직 전면 개편을 요구하고 있고, 여당은 경찰의 신뢰 회복을 강조하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수사 체계 개편을 한 달 앞둔 지금, 제도적 공백을 메울 실질적인 통제 방안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