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적 계약으로 주목받은 이유
삼천당제약이 유럽 시장에서 약 5조 3천억 원 규모의 대형 계약을 체결하며 화제입니다. 유럽 소재 글로벌 제약사와 맺은 이번 계약은 당뇨 및 비만 치료제로 잘 알려진 ‘세마글루타이드’ 경구 제형의 제네릭(복제약)에 대한 독점 라이선스 및 상업화 권한을 담고 있습니다. 계약 대상은 영국, 네덜란드, 포르투갈 등 총 11개국이며, 삼천당제약은 계약금과 성과금으로 3000만 유로(약 506억 원)를 확보하고, 향후 제품 판매 순이익의 60%를 가져가는 조건을 얻었습니다. 이 같은 규모의 계약은 국내 제네릭 제약사에게는 이례적인 성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 소식이 전해진 26일 삼천당제약 주가는 시장을 놀라게 하며 장중 26% 이상 급등했습니다. 투자자들은 단순한 계약 체결을 넘어, 삼천당제약이 글로벌 GLP-1 시장이라는 거대한 파이에 본격적으로 진입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유럽 세마글루타이드 시장은 제품이 본격 출시되는 시점에 30조 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파급력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특허 장벽을 뛰어넘은 기술력
이번 계약의 성공 가능성을 높인 것은 삼천당제약의 독자적인 기술입니다. 원래 의약품인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와 ‘리벨서스’는 약물 흡수를 돕는 ‘SNAC’라는 부형제를 사용하는 제형 특허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삼천당제약은 이 특허 장벽을 피해갈 수 있는 자체 ‘SNAC-free’ 제형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이 기술은 생산 원가를 낮추는 동시에 제형 특허 분쟁 리스크를 줄여 조기 시장 진입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열쇠입니다.
물질 특허는 2031년 전후로 만료될 예정이지만, 제약사들은 제형, 용도 등 2차 특허를 통해 시장 독점 기간을 늘리는 전략을 씁니다. 따라서 제네릭 회사들은 단순히 약을 복제하는 것을 넘어, 이런 특허 장벽을 우회할 수 있는 기술력이 경쟁력이 됩니다. 삼천당제약의 접근법은 단가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준 셈이죠. 이번 유럽 파트너사가 삼천당제약을 선택한 배경에도 이러한 기술적 해법에 대한 신뢰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유럽 시장 공략과 향후 과제
삼천당제약의 유럽 진출 전략은 정부 입찰 시장을 첫 발판으로 삼는 것입니다. 계약 대상 11개국은 모두 의료 보험 시스템이 발달하고 정부 조달 비중이 높은 국가들입니다. 이는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시장에서 삼천당제약의 원가 우위가 효과적으로 발휘될 수 있는 전략적 선택입니다. 회사는 이 지역을 거점으로 사보험 시장과 동유럽으로의 확장을 점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며, 독일, 프랑스 등 대형 시장과의 추가 계약 협의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물론 아직 넘어야 할 산도 있습니다. 제품의 최종 승인과 생산, 유통까지의 과정이 남아있으며,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가격뿐만 아니라 품질과 공급 안정성도 증명해야 합니다. 또한, 다른 글로벌 제네릭 업체들의 경쟁도 예상됩니다. 그럼에도 이번 계약은 향후 수년간의 안정적인 매출 원천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국내 주식 시장에서 바이오섹터가 강세를 보인 것도 이처럼 실질적인 성과와 성장 가능성이 투자 심리를 자극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