갚을 능력 없는 빚, 탕감이 답인가
이재명 대통령이 장기 연체 채무자에 대한 적극적인 빚 탕감을 공식적으로 주문했습니다.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업무 보고에서 이 대통령은 갚을 능력이 없는 채무자를 신속히 파산 및 면책 처리해 정상적인 경제 활동으로 복귀시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채무로 인해 신용불량자가 되면 취업과 계좌 개설, 주거 마련까지 어려워지는 현실을 짚으며, 빠른 구제가 개인의 재출발과 경제 선순환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당연히 이러한 입장은 즉각적인 정치적 파장을 낳았습니다. 국민의힘은 이를 두고 성실하게 빚을 갚아온 국민에 대한 모욕이라고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합법적인 채권 회수가 비난받고 채무 불이행이 용인되는 사회는 정상적인 시장경제가 될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종배 의원 역시 열심히 저축하고 세금을 내는 사람보다 빚을 탕감받는 사람이 이득을 보는 사회는 정의롭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도덕적 해이 논쟁의 양면
채무 탕감을 두고 벌어지고 있는 가장 큰 쟁점은 바로 도덕적 해이 여부입니다. 이 대통령은 탕감 정책이 도덕적 해이를 유발한다는 주장을 일컬어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규정했습니다. 수천만 원의 빚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하거나 사회에서 격리되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고의로 채무를 회피하려는 사람은 드물다는 논리입니다. 오히려 금융기관이 장기 연체자를 가혹하게 관리하는 행태가 진정한 도덕적 해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반대로 국민의힘은 무분별한 탕감이 버티면 정부가 갚아준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성실하게 상환한 국민에게는 허탈감을 주고, 채무를 갚지 않는 행위를 보상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겁니다. 대통령의 역할은 빚을 대신 갚아주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를 만들어 국민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게 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사실 양측의 주장 모두 일리가 있는 부분이라 쉽게 접점을 찾기 어려운 대목입니다.
자본시장 선진화와 ETF 후폭풍
빚 탕감 논란과 함께 이 대통령은 자본시장 정상화를 위한 일련의 방안도 제시했습니다. 부동산에 지나치게 쏠린 자산 배분 구조를 원시적이라고 평가하며, 주가 누르기 방지법의 신속한 처리와 중복상장 원칙적 금지를 주문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주가 조작 근절을 위한 개정안을 2026년 7월 중 본격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후폭풍도 동시에 불거지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ETF로 인해 증시가 도박판으로 변질되었다며 책임론을 제기했습니다. 박수영 의원은 위험한 금융상품 도입에 대한 사과와 김용범 정책실장의 경질을 촉구했고, 유승민 전 의원도 책임질 사람 없이 상황이 흘러갔다고 비판했습니다. 취약 계층 구제와 자본시장 개선이라는 두 과제가 동시에 던져지면서 정부의 경제 정책 방향을 두고 뜨거운 공방이 이어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