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강세 넘어 글로벌 통화로…정부, 30년 외환 규제 틀 깨고 국제화 속도

아폴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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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달 전 수정 · 2026년 7월 20일 오후 7:03

발행: 2026년 7월 20일 오전 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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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외환위기 이후 30년간 유지된 원화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원화 국제화 로드맵'을 본격 추진하고 있습니다. 7월 원화는 주요국 중 가장 높은 절상률을 기록하며 디커플링 현상까지 나타났고, 외국인은 해외 은행에서 원화 계좌를 개설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노리는 이번 개방이 성공하려면 환율 변동성 관리와 유동성 깊이 확보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원화 강세 넘어 글로벌 통화로

7월 들어 원화 가치가 주요국 통화 중 가장 가파르게 올랐습니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한 달 새 4.27% 절상되면서 주요 선진국과 신흥국을 모두 제쳤는데요. 이번 강세는 단순한 달러 약세가 아닌,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로 읽히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의 대규모 ADR 발행으로 달러 유입 기대감이 커졌고,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이어지며 수출 호조가 뒷받침했습니다. 덕분에 과거 엔화를 따라 움직이던 원화가 독자적인 흐름을 보이는 디커플링 현상도 뚜렷해졌죠.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외환위기 이후 30년간 이어진 규제의 틀을 깨는 '원화 국제화 로드맵'을 발표했습니다. 이달 6일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장하고, 내년 1월부터는 역외원화결제망을 24시간 가동할 예정인데요. 뉴욕의 JP모건이나 도쿄의 미쓰비시UFJ은행 등 해외 금융기관에서도 원화 계좌를 개설할 수 있게 됩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제 국내 계좌 없이도 원화를 예금하거나 대출받아 삼성전자 주식이나 한국 국채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겁니다.

밤에도 환전하고, 원화로 수출대금 받고

로드맵의 핵심은 외국인의 원화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입니다. 외국인 간 원화 자본거래는 부동산을 제외하고 사전 신고 의무가 면제되며, 신고 기준금액도 기존보다 두 배 이상 확대됐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사전 신고 체계를 사후 보고 방식으로 바꾸는 방안도 검토 중입니다. 당연히 국내 기업들의 편익도 커집니다. 수출입 대금을 원화로 결제하면 금리 우대와 무역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야간에도 실시간 환전이 가능해져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투자도 한결 수월해집니다.

정부가 이토록 속도를 내는 데는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이라는 큰 목표가 있습니다. 그동안 원화의 해외 거래 제약과 야간 유동성 부족은 한국 시장의 주요 결격 사유로 꼽혀왔는데요. 이번 개선으로 지수 편입이 현실화된다면 최대 360억 달러의 글로벌 패시브 자금이 국내 증시로 유입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환율 편의를 넘어 국내 자본시장의 체질을 바꿀 만한 사건입니다.

단계적 개방의 속도와 리스크 사이

물론 시장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학계에서는 원화 채권의 역외 대차거래 허용과 비거주자의 역외 원화증권 발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런던이나 뉴욕에서 원화표시 채권이 발행되는 선순환 구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반면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완전한 자유화가 아니라는 점에 아쉬움을 표하고 있습니다. 실제 대출 확대 등 실효성이 있을지, 아니면 여전히 규제 통화의 성격이 남아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거죠.

원화 국제화가 속도를 내는 만큼 리스크 관리도 중요해집니다. 해외에서 원화 유동성이 커지면 단기 자본 유출입으로 인한 환율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입니다. 이에 정부는 공공부문 외화자산을 활용한 유동성 공급 체계와 통화스와프 확대 등 대외 안전판을 마련했습니다. 추가로 원화 ETF 발행, 노스트로 계좌 규제 완화 등 유동성 깊이를 확보할 과제도 남아 있습니다. 원화의 위상이 경제 체급에 걸맞게 자리 잡으려면 개방의 폭과 시장 안정성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작업이 앞으로 더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