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새 만에 깨진 휴전, 다시 선택지에 선 트럼프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엿새 만에 재개되었습니다. 지난 24일 공습을 중단하며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요르단 내 미군 기지를 공격하자 태도를 완전히 돌렸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란을 매우 강하게 타격하겠다며 거친 표현을 썼고, 미 중부사령부는 혁명수비대의 군사 지휘 시설과 미사일 기지 등 수십 곳을 공습했습니다.
사실 이번 공습 재개는 예상 밖의 전개는 아니었습니다. 이란 혁명수비대가 먼저 요르단과 쿠웨이트의 미군 시설을 겨냥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이에 대해 미국이 보복 공습을 감행한 것이죠. 트럼프 대통령이 "이제는 우리의 차례"라고 말한 것처럼, 이번에는 이란이 먼저 교전을 재개한 셈입니다.
홍해를 넘어 지중해까지, 퍼지는 전선
문제는 전선이 이란과 미국의 일대일 구도에서 벗어나 중동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미군의 공습은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시작됐지만, 이집트 다미에타항의 미국 소유 LNG 저장 설비와 그리스 선박에서도 드론 공격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반대로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과 함께 이라크 내 친이란 무장단체를 공습하며 사실상 참전을 공식화했는데요. 당연히 중동 곳곳이 화약고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미군 내부에서도 대응 수위를 두고 의견이 갈리고 있습니다. 브래드 쿠퍼 중부사령관은 이란의 미사일 능력을 무력화하기 위해 2주간의 집중 공습을 주장하고 있지만, 댄 케인 합참의장은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 재고 부족을 이유로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고 있죠. 이란이 드론과 미사일을 대량 동원하며 전장을 넓히는 비대칭 전략을 쓰는 만큼, 미국의 방어 부담도 그만큼 커지고 있는 겁니다.
검은 황금을 넘어 푸른 황금으로
이번 충돌을 보면서 한 가지 새로운 화두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바로 물과 에너지가 전쟁의 핵심 자원이 되었다는 점인데요. 이란이 담수화 시설을 공격한 사례에서 보듯, 중동 국가들은 해수담수화 시설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습니다. 카타르의 99%, 쿠웨이트의 90%가 담수화 시설에 의존할 정도로 물은 이미 생존의 문제가 되었죠.
물론 호르무즈 해협의 원유 수송로 차단 가능성도 여전히 시장의 불안을 키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검은 석유를 넘어 푸른 물이 국가 전략자산이 되었고, 전쟁의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중동의 복잡한 대리전 양상 속에서 물과 에너지를 둘러싼 쟁탈전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