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공원에 청년 주택을? 정부 제안과 서울시 반대
용산공원 부지 일부를 주택 공급지로 활용하자는 정부 측 제안이 서울시와 정면으로 부딪히고 있습니다. 청와대와 국토교통부는 여의도보다 넓은 91만 평 규모의 용산공원 전체를 공원으로 조성하는 것은 관리 효율성이 떨어지고 사회적 비용이 크다는 입장인데요. 특히 하준경 경제성장수석은 현재 용산공원의 토양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데 조 단위 비용이 소요될 수 있다며, 땅을 파내어 흙을 외부로 반출하는 주택 개발 방식이 오히려 효율적인 정화 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따라 청년 임대주택 등을 공급해 젊은 세대의 주거 안정을 돕고, 이를 바탕으로 결혼과 출산을 장려하겠다는 목표도 제시되었습니다. 용산공원이라는 금싸라기 땅을 단순히 녹지로만 남겨두기보다 주거와 공원을 적절히 병행하는 것이 실용적이라는 게 정부의 핵심 논리입니다.
반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어떤 경우에도 용산공원은 지켜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오 시장은 뉴욕 센트럴파크나 런던 하이드파크처럼 도심 속 대형 녹지는 한번 사라지면 다시 만들기 어려운 미래 세대의 자산이라고 강조했는데요. 재개발과 재건축을 통한 공급 확대가 검증된 대안이라며, 용산공원 훼손은 집값 안정 실패를 덮으려는 조치일 뿐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조 단위 오염 정화와 법 개정, 넘어야 할 산
용산공원이 주택 부지로 거론되면서 가장 먼저 제기되는 건 토양 오염 문제입니다. 70년 넘게 미군 기지로 사용된 이곳에는 벤젠, 톨루엔, 석유계총탄화수소, 다이옥신 등 각종 오염물질이 검출된 상태입니다. 인근 캠프킴 부지는 2020년 반환 이후 정화 작업에 들어갔지만, 문화재 발견 등으로 공정에 차질이 생겨 5년이 지난 지금도 마무리되지 못했습니다. 유엔사 부지 역시 정화를 완료한 뒤에도 추가 오염토가 재발견되는 사례를 보여주었죠.
이처럼 오염 토양 처리는 단기간에 끝날 과제가 아니며, 완료 후에도 예상 밖의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입니다. 여기에 현행 용산공원조성특별법은 본체부지의 공원 외 용도 변경을 원칙적으로 막고 있어, 주택 공급을 위해서는 법 개정이 필수적입니다. 물론 교통과 전력, 상하수도 등 대규모 기반시설 확충 문제도 남아 있습니다.
1·2인 가구 대책과 대립하는 지자체 간 합의
용산공원 개발을 둘러싼 갈등은 단순히 녹지 훼손 여부를 넘어 서울 주거 정책의 방향을 두고 다투는 양상입니다.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 등은 서울 인구의 67%를 차지하는 1·2인 가구를 위한 맞춤형 주택 공급이 시급하다고 주장합니다. 재개발이나 재건축은 주로 대형 평형 위주로 공급되고 사업 기간도 10년 이상 걸려, 당장 전월세난에 시달리는 청년들에게는 먼 이야기라는 지적입니다.
반대로 서울시와 국민의힘 측은 정부의 접근이 충분한 사회적 합의 없이 법과 원칙을 뒤집는 것이라고 비판합니다. 실제로 용산공원 예정지 300만㎡ 가운데 현재 시민에게 개방된 부지는 10% 남짓이며, 나머지는 아직 미반환 상태거나 군사시설로 통제되고 있어 개발 가능성 자체가 불투명하다는 점도 지적됩니다.
당장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의 입장 차이가 팽팽한 가운데, 김윤덕 장관과 오세훈 시장의 면담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용산공원 부지 활용 여부는 법 개정과 오염 정화, 지자체 협의라는 산을 넘어야만 본격적인 논의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