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을 감추려 한 지시라는 의혹
광주에서 발생한 이채원양 살해 사건을 둘러싼 경찰 내부의 수사 지휘 방식이 큰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5일 장윤기에게 살해당한 이양의 사건은 단순 살인으로 그치지 않았는데요. 범행 이틀 전인 5월 3일, 외국인 여성이 장윤기로부터 스토킹과 성폭행을 당했다고 신고했으나 경찰이 제대로 조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후 이양이 피해를 보면서 경찰의 부실 대응이 비극을 키웠다는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문제는 사건 발생 이후 광산경찰서 수사팀이 살인과 성폭력 사건을 병합해 수사하려 하자, 박성주 전 국가수사본부장이 이를 막았다는 점입니다. 당시 박 전 본부장은 강간 관련 내용을 굳이 꺼내지 말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사건을 분리하도록 지시했고, 이로 인해 장윤기는 단순 살인 혐의로만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남양주 사건 이후 불거진 부실 논란
검찰은 이런 지시의 배경에 남양주 스토킹 살인 사건이 있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난 3월 14일 발생한 남양주 사건에서도 경찰은 피해자 신고에도 불구하고 현장을 종결하고 모니터링을 소홀히 해 살인으로 이어졌는데요. 당시 경찰의 부실 대응이 전국적으로 비판받던 상황에서, 박 전 본부장이 장윤기 사건의 성범죄 혐의를 분리해 무마하려 했다는 겁니다.
광산서 수사팀은 5월 8일과 11일 두 차례에 걸쳐 병합 수사를 요청했지만 모두 거부당했습니다. 결국 장윤기의 범행 동기와 성범죄 목적을 제대로 규명하지 못한 채 수사가 마무리됐고, 검찰은 이를 직권남용과 권리행사 방해로 규정했습니다. 전 광산서 형사과 수사팀장과 원은 증거 인멸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통상 업무라는 반박과 법적 공방
기소된 박 전 본부장은 검찰의 주장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습니다. 그는 기자단에 사과문을 전달하며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위로를 표하면서도, 분리 수사 지시는 통상적인 업무 지시였다고 주장했는데요. 박 전 본부장은 검찰이 경찰 수사를 왜곡해 무리하게 공소를 제기했다며, 재판 과정에서 기소의 부당함을 입증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이채원양의 유족은 경찰의 방관과 직무유기가 딸의 죽음을 초래했다며 호소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부실 대응을 넘어 윗선의 개입 의혹까지 불거진 이번 사건은 경찰 조직 내부의 수사 지휘 체계와 책임 소재를 둘러싼 공방이 재판에서 어떻게 규명될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