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을 뒤흔든 우주 기업의 데뷔
스페이스X가 지난 6월 12일 나스닥에 상장하며 역사적인 첫걸음을 내디뎠습니다. 공모가 135달러보다 높은 150달러에 거래를 시작해 첫날 종가 160.95달러로 마감했는데요. 이튿날에도 19% 넘는 급등세를 이어가며 단 이틀 만에 시가총액이 2.5조 달러, 우리 돈으로 약 3,800조 원을 훌쩍 넘겼습니다. 이는 엔비디아와 애플에 이어 글로벌 시가총액 7위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소식에 뉴욕 증시 전반이 들뜬 가운데, 스페이스X는 나스닥과 S&P 500의 상승세를 이끈 대표적인 종목으로 꼽혔습니다.
130조 원 조달 뒤의 성장 동력
상장의 화룡점정은 바로 주관사들의 초과배정 옵션, 이른바 '그린슈' 행사였습니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등이 추가 물량을 전량 매입하면서 최종 조달 자금은 750억 달러에서 857억 달러, 한화 약 130조 원으로 확대되었습니다. 이는 사우디 아람코의 과거 기록을 3배 가까이 뛰어넘은 역대 최대 IPO 규모입니다. 일론 머스크는 SNS를 통해 2030년 매출 1조 달러 달성 가능성을 언급하며 시장의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는데요. 물론 지난해 매출이 186억 달러 수준이라 공격적인 목표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조달한 자금은 초대형 로켓 스타십 개발과 상업 운항, 그리고 차세대 스타링크 V3 위성 발사 등에 집중 투입될 예정입니다. 여기에 FTSE 러셀과 MSCI 지수 편입까지 예고되어 있어 패시브 자금의 유입도 기대되는 상황입니다. 한편, 15년간 주식을 한 주도 팔지 않은 초기 투자자들은 이번 상장으로 수십 조 원의 차익을 거두며 벤처 투자의 전형적인 성공 스토리를 보여주었습니다.
국내 투자자들이 마주한 현실
국내에서도 스페이스X 상장은 큰 관심을 끌었지만, 결과는 달랐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이 7,600억 원을 모아 유일하게 공모주 청약에 참여했으나, 주관사인 골드만삭스로부터 단 한 주도 배정받지 못했습니다. 반면 일본 미즈호 증권은 예상보다 7배가 넘는 물량을 확보해 극명한 대조를 보였고, 이른바 '코리아 패싱'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금융감독원은 미래에셋증권의 배정 과정과 투자자 보호 여부를 집중 검사하고 있습니다. 공모주 확보에 실패한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이제 ETF를 통한 간접 투자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우주항공'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 등이 스페이스X를 상위 편입 종목으로 담고 있어 대안으로 꼽히는데요. 다만 기존 주주들의 락업 물량이 풀리면서 차익 실현 매도가 나올 수 있고, 최근 순이익 적자 전환 등으로 주가 변동성이 클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