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사라진 망루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입구를 지키던 10m 높이의 망루가 법원의 강제집행으로 철거됐습니다. 2026년 9월 18일 오전 6시 30분, 서울중앙지법 집행관이 현장에 투입되면서 해체가 시작됐는데요. 경찰 기동대와 수서경찰서 직원 등 250여 명이 함께 배치됐고, 작업은 오후 3시쯤 마무리됐습니다.
철거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은 없었습니다. 망루 위에 올라가 저항하던 주민들은 집행관과 자치위원회 측의 설득 끝에 내려왔고, 잔해 정리까지 이어졌죠. 2년 가까이 마을 입구를 지켜온 구조물이 하루 만에 사라진 겁니다.
갈등의 뿌리
구룡마을은 1980년대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을 앞두고 밀려난 철거민들이 모여 형성한 곳입니다. 강남에 남은 마지막 판자촌으로 불리는데요. 2012년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된 뒤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토지 소유권을 확보했고, 2029년까지 3,739가구 규모 아파트 단지를 짓겠다는 계획을 내놨습니다.
주민들은 여기에 반발해 왔습니다. 보상 수준이 현실과 맞지 않고, 재개발 과정에서 주거권이 침해됐다는 겁니다. 2024년 11월 주민자치위원회는 마을 입구에 망루를 세워 행정 인력의 출입을 감시하며 농성의 거점으로 삼았습니다. 거주사실확인서 발급과 토지 매입권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졌죠.
남은 과제
법원은 망루를 허가 없이 세운 혐의로 주민자치위원회 위원장 유모(76) 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한 달 내 철거를 명령했습니다. 기한이 지나자 강제집행이 이뤄진 겁니다.
SH는 소득에 따라 임대료를 60~100% 깎아주는 임시 공공주택을 제안했지만 주민들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SH는 지난 4월 미이주 주민 200여 가구를 상대로 명도소송을 제기했고, 5월에는 화재로 집을 잃은 주민 3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구룡마을 1,107가구 중 918가구가 떠나고 189가구만 남았습니다. 망루는 사라졌지만 보상과 이주를 둘러싼 갈등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