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년 만에 바뀐 형사소송법, 수사와 기소의 분리
1954년 제정 이후 72년간 유지된 일본식 검찰 모델에 근본적인 변화가 생겼습니다. 검사의 수사권을 완전히 폐지하고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최근 국회 본회의와 국무회의를 통과했는데요. 이제 검찰은 수사를 직접 할 수 없고 기소와 공소유지에만 전념하게 되는 구조로 전환된 겁니다.
이번 개정에서 특히 주목받는 건 보완수사권까지 완전히 폐지된 점입니다. 과거에는 검사가 유리한 사건만 골라 수사하는 이른바 '체리피킹' 구조가 지적되어 왔는데, 이번 법 개정으로 그 근거가 상당 부분 해소되었습니다. 물론 70년이 넘는 관행을 한 번에 뒤집는 만큼, 실무 적응과 제도 정착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와 여당은 왜 우려하는 걸까
법안이 통과된 직후부터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연일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정 장관은 판사들이 앞으로 재판을 진행하면서 동시에 수사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이는 재판 지연과 진실 발견의 어려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사실 정 장관은 법안 통과 이틀 전인 8월 3일에도 이번 개정이 매우 이례적으로 빠르게 진행되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국민의힘 역시 민주당을 향해 보완수사권 폐지를 둘러싼 혹세무민을 멈추고 실질적인 우려에 답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이처럼 집권 여당과 법무부가 같은 방향에서 제도 도입의 후폭풍을 경계하고 있다는 점은 개정안이 갖는 파급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남은 숙제와 불확실한 전망
개정이 이루어졌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된 건 아닙니다. 공소청이 국가디지털포렌식센터(NDFC)와 범죄정보 기능을 계속 유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직접 수사의 우회적 복귀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또한 특별사법경찰(특사경) 사건을 전건 송치하는 제도가 그대로 남아 있어, 경제 범죄 분야에서의 검찰 영향력 잔재가 우려됩니다.
시민들이 제안했던 공소심의회나 압수수색영장 사전심문제가 최종안에서 빠진 점도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앞으로는 거대해진 경찰 권력을 견제할 장치를 마련하고, 기소권에 대한 시민적 통제 방안을 보완하는 작업이 필요해 보입니다. 수사와 기소의 분리라는 큰 틀은 세워졌지만, 세부 제도를 어떻게 다듬어 갈지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