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적 불안과 실적 기대가 교차한 하루
국내 증시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과 주요 기업의 실적 기대감 사이에서 엇갈린 모습을 보였습니다. 6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36% 상승한 5,450.33에 장을 마감하며 5,400선을 확실히 회복했는데요. 장 초반에는 5,500선까지 오르며 2%대의 강세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반면 코스닥 지수는 1.54% 하락한 1,047.37로 마감하며 코스피와 뚜렷한 대비를 이루었습니다. 이 같은 양극화된 움직임은 외부 리스크에 대한 우려와 내부 실적에 대한 기대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풀이됩니다.
시장을 지탱한 가장 큰 힘은 기관의 매수세였습니다. 기관은 8,000억 원이 넘는 순매수를 기록하며 코스피 상승을 견인했죠. 반면 외국인과 개인 투자자는 각각 1,500억 원, 1조 원 이상을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습니다. 특히 외국인의 경우, 최근 11거래일 동안 이어오던 순매도세를 단 하루 끊고 다시 매도세로 돌아선 것이 주목됩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정반대의 수급이 나타났는데, 개인은 4,200억 원가량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매도에 나서 지수를 끌어내렸습니다.
‘19만 전자’ 복귀 이끈 반도체 실적 기대감
이날 시장의 가장 큰 주인공은 단연 삼성전자였습니다. 1분기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둔 가운데, 삼성전자 주가는 3.71% 급등하며 19만 3,100원에 장을 마쳤습니다. 장중에는 4%가 넘는 상승률로 19만 4,600원까지 오르기도 했죠. 증권사들의 실적 추정치 상향 조정이 이어진 데다, 역대급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투자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입니다. SK하이닉스도 1%대 상승세를 보이며 반도체 업종 전체에 긍정적인 흐름을 만들어냈습니다.
이러한 반도체주의 강세는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 SK스퀘어, 기아 등 시가총액 상위주들 상당수가 상승 마감했고, 전기·전자 업종은 2.57% 올라 섹터별로도 가장 두드러진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반면 현대차와 두산에너빌리티 등은 하락 마감하며 업종별 차별화된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코스닥에서는 상황이 달랐는데, 알테오젠, 삼천당제약 등 시가총액 상위 바이오주들의 하락이 지수 하락을 부채질했습니다.
지속되는 중동 리스크와 변동성 요인
시장의 발목을 잡은 요인은 여전히 중동 정세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협상 시한을 하루 연장하면서 일단 ‘최후통첩’의 임박한 위기는 피한 듯했지만, 여전히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요구하며 강경한 어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협상 가능성과 확전 불안이 공존하는 상황은 시장에 뚜렷한 불확실성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 영향으로 국제 유가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 모두 배럴당 110달러를 넘나들며 급등했고, 이는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으로 이어졌습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개장 초 1,510원을 넘겼다가 이후 소폭 하락해 1,506.3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유가와 환율 변동성은 이란 협상의 향후 결과에 따라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와 실적 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혼조된 가운데, 업종별 차별화된 흐름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는데요. 결국 이날 시장은 해외 리스크라는 부담을 안고도, 눈앞의 반도체 호실적이라는 뚜렷한 동력을 업고 버텨낸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