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위에서 터진 ‘미군 신뢰’ 논란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강신철 국방부 장관의 발언이 도마에 올랐습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미국과 이란 사례를 거론하며 전작권 전환을 신중히 검토하자고 하자, 강 장관은 “북한과 전쟁이 일어나면 미군을 믿을 수 있느냐”고 되물은 겁니다. 전작권 전환의 전제인 한미 신뢰에 의문을 제기한 듯한 발언이라 파장이 컸습니다.
국방부는 이란 전쟁 평가 논리를 그대로 적용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강 장관도 한미 정보 공유와 군사 교류가 잘 되고 있다며 “군사적 관계는 혈맹”이라고 강조했는데요. 하지만 야권은 “동맹을 흔드는 망언”이라며 장관 경질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브런슨 발언과 ‘터뷸런스’
논란은 장관 발언만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 사령관은 지난 14일 “유엔군사령부 관점에서 대한민국은 DMZ 남쪽 철책선에서 시작된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전작권 전환 조건이 달라질 수 있다고 언급한 점도 쟁점이 됐습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미셸 스틸 주한미국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항의의 뜻을 전달했습니다. 정부는 브런슨 사령관의 발언을 미국의 공식 정책과 구분하면서도 동맹의 기본선을 흔들 수 있다고 본 겁니다. 유엔군사령부는 주권 문제를 다툴 의도는 아니었다고 해명했고, 청와대는 사령관 개인 의견으로 평가했습니다. 스틸 대사가 한미 관계가 “터뷸런스”를 겪고 있다고 하자, 조 장관은 “시트벨트를 매면 무사히 통과할 수 있다”고 받아쳤습니다.
조건이냐 시기냐, 12월 SCM 분수령
쟁점은 결국 전작권 전환의 시기와 조건입니다. 정부와 여당은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마친 만큼 연내 목표 연도를 확정하고, 12월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에서 진전을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조기 환수 의지를 거듭 강조했고,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은 미국과 합의가 늦어질 경우 독자적 전작권 행사까지 검토하자고 주장합니다.
반대로 미국은 상호 합의한 조건이 먼저 충족돼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습니다. 브런슨 사령관은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로 안보 환경이 달라졌다며 조건 조정 필요성을 제기했습니다. 시기를 강조하는 한국과 조건을 강조하는 미국 사이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는 겁니다.
야권과 일부 전문가의 우려도 만만치 않습니다. 미국과 합의 없이 환수를 선언하면 주한미군 감축이나 연합방위태세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강 장관은 필리핀에서 열리는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에서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과 만나 전작권 문제를 논의할 예정입니다. 12월 SCM을 앞두고 한미가 조건과 시기 사이에서 어떤 접점을 찾을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