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6,300선 탈환에 코스닥은 7일간 32% 급등
최근 국내 증시에서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반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 온도 차는 꽤 뚜렷합니다. 8월 11일 코스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주 강세에 힘입어 전 거래일보다 0.7% 오른 6,346에 마감하며 6,300선을 사흘 만에 되찾았습니다. 반면 코스닥은 지난달 말 올해 최저점이었던 640선에서 불과 7거래일 만에 32% 이상 급등하며 850선을 훌씬 넘어선 854까지 올랐습니다. 양 시장 모두 살아난 듯하지만, 움직임의 성격은 확연히 다르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코스피의 반등은 외국인 수급 개선이 핵심 역할을 했습니다. 3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오던 외국인이 기관과 함께 순매수로 돌아서며 지수를 끌어올렸는데요. 특히 삼성전자가 4.4% 급등하고 SK하이닉스도 상승하며 반도체 업종의 수급 상황이 호전된 점이 주목됩니다. 뉴욕 증시가 미국 기술주 약세와 지정학적 리스크로 하락한 상황에서도 국내 시장이 선전할 수 있었던 건, 외국인 투자금이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국내 반도체 업종에 다시 모이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다만 원-달러 환율은 여전히 1,410원대 후반에서 횡보하며 1,300원대 진입 가능성을 두고 시장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롤러코스닥' 급등, 자금 이동이 만든 바람
코스닥의 상승은 그 속도만큼이나 주목할 만한 배경을 갖고 있습니다. 지난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이어진 가파른 반등은 코스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규제가 불씨가 되었습니다. 금융당국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레버리지 상품의 기본 예탁금을 기존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올리면서 투자 허들이 높아졌고, 이전까지 해당 상품에 몰렸던 단기 자금이 코스닥으로 대거 이동했습니다. 실제로 규제 전 12조 원에 달하던 거래대금은 8,000억 원 수준으로 급감한 반면, 코스닥 거래대금은 4조 원대에서 7조 원대로 크게 늘었습니다.
이런 수급 변화와 맞물려 개별 호재도 터져 나왔습니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인 알테오젠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지분 5%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한 뒤 14% 넘게 급등하며 시장 분위기를 띄웠습니다. 여기에 정부의 승강형 세그먼트 제도 도입과 동전주 퇴출 방침 등 시장 정화 노력도 심리적 지지가 되었는데요. 그러나 연중 최고치와 비교하면 현재 코스닥 지수는 여전히 30% 이상 낮은 수준이라, 이번 상승이 단순한 기술적 반등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신중론도 적지 않습니다.
CPI와 유가가 흔들 수 있는 단기 변수
시장의 다음 주 시선은 8월 12일 밤에 발표되는 미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쏠려 있습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실제로 둔화 조짐을 보일 경우 글로벌 긴축 기조 완화 기대감이 살아날 수 있지만, 반대로 예상을 벗어나면 변동성은 다시 커질 수 있습니다. 더구나 미국과 이란 간 협상 교착 상태로 국제 유가가 5% 급등한 점도 부담입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업종 간 순환매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코스피 대형 반도체주가 쉬어가는 사이 바이오와 2차전지, 반도체 소부장 등 코스닥 업종으로 자금이 옮겨 다니는 패턴이 뚜렷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코스닥의 급등이 지속적 상승으로 이어지려면 알테오젠이나 에코프로 등 주도주들이 실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는 점은 명확해 보입니다. 환율이 1,300원대로 안착할지, 외국인 매수세가 반도체를 넘어 다른 업종으로 확산될지도 이번 주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