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교육' 신드롬과 교권보호국 논의…응징을 넘어 책임의 구조로

머연Yd
40개의 관련 기사

5달 전 수정 · 2026년 6월 18일 오후 12:32

발행: 2026년 6월 16일 오후 4:17

요약 생성중...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의 흥행으로 교권보호국 신설 논의가 교육계에서 활발해졌습니다. 교사 86%가 교권 침해를 경험하고 절반 이상이 사직을 고민하는 등 현장 고통이 심각한 가운데, 단순 응징보다 제도적 책임 분담과 교육공동체의 신뢰 회복이 근본 해법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드라마가 불러온 현실 논의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이 전 세계적으로 흥행하면서 교권 붕괴 문제가 공론장의 중심으로 떠올랐습니다. 공개 열흘 만에 세계 1위를 기록한 이 작품은 가상의 기관인 '교권보호국'이 학교폭력과 악성 민원을 응징하는 모습을 담았는데요. 이처럼 교사가 국가의 뒷받침 속에서 단호하게 교실을 지키는 장면은 많은 현직 교사들에게 현실과는 거리가 먼 판타지로 다가왔습니다.

이러한 열풍은 정치권과 교육계의 제도적 논의로까지 확산되었습니다.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당선인은 '교육활동보호국' 신설을 공개 제안했고, 민주연구원 역시 국가 책임형 보호 체계 구축을 담은 정책 브리핑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교육부와 일부 교원단체는 조직 신설이 오히려 행정 부담만 키울 수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무너진 교실의 고통은 실재합니다

드라마가 단순한 허구가 아닌 이유는 교육 현장의 고통이 이미 심각하기 때문입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조사 결과 교원의 86%가 교육활동 침해를 경험했으며, 교사노동조합연맹 조사에서는 절반 이상인 55.5%가 사직을 고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사직의 결정적 이유는 학부모 등의 악성 민원이라는 응답이 62.8%를 차지했는데요.

현실에서는 단순한 교실 환기나 훈계조차 아동학대 신고로 이어지는 황당한 사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생활지도가 위축되면서 수학여행이나 운동회 같은 기본적인 학교 활동마저 줄어드는 분위기가 형성되었고, 교사들은 민원 대응을 홀로 감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처럼 교사 개인이 분쟁의 최전선에 서야 하는 구조는 교육의 본질을 훼손하고 있습니다.

응징을 넘어 책임의 구조를 다시 짜야 할 때

물론 드라마 속 폭력적 응징이 현실의 해법이 될 수는 없습니다. 실천교육교사모임 등은 카타르시스에 기댄 처벌 중심의 접근이 체벌에 대한 향수를 부를 수 있다고 경계했으며,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당선인은 특수부대 투입 같은 발상을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회복적 정의와 규범적 권위의 균형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범죄학자 존 브레이스웨이트가 제시한 '반응적 규제' 이론처럼, 설득과 대화를 우선에 두되 책임 회피에는 제재가 뒷받침되는 연동형 거버넌스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호주와 뉴질랜드의 사례에서도 응보가 엄격할 때 오히려 회복적 대화의 참여율이 높아지는 역설적인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결국 교권 회복은 조직 하나 더 만드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교육의봄 등 11개 단체가 출범시킨 '교육공동체 신뢰 회복 국민운동'처럼,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서로 존중하는 관계를 회복하고 국가가 제도적 책임을 분담하는 구조를 만드는 노력이 진짜 '참교육'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