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자이저에서 조는 모습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도 노화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습니다. 지난 11월 초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비만약 가격 인하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눈을 감고 졸고 있는 듯한 모습이 포착되었는데요, 이 장면은 과거 그가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을 '슬리피 조'라고 조롱했던 일과 묘한 대비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제 79세가 된 최고령 대통령에게도 나이는 못 속이는 법이었습니다.
뉴욕타임스(NYT)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공식 행사 참여 건수가 2기 취임 후 1,029건으로, 1기 같은 기간의 1,688건보다 39%나 감소했습니다. 행사 시작 시간도 2017년 평균 오전 10시 31분에서 올해는 낮 12시 8분으로 1시간 30분 이상 늦춰졌습니다. 반면 해외 순방 횟수는 1기 4차례에서 올해 8차례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는데, 이는 국내 행사보다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해외 일정을 선호하는 변화로 읽힙니다.
건강 관리 방식과 우려되는 습관들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 관리 방식도 전문가들의 우려를 사고 있습니다. 그는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한정된 에너지를 가졌다"는 신념으로 규칙적인 운동을 거의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신 붉은 고기와 맥도날드 패스트푸드를 즐겨 먹는 식습관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지난 9월에는 손등에 멍이 들고 발목이 부어오른 모습이 포착되면서 건강 이상설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백악관은 이러한 우려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 상태가 '매우 좋다'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캐롤라인 레빗 대변인은 "바이든 전 대통령의 인지 저하를 숨겼던 바이든 백악관과 달리 우리는 건강 상태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MRI 검사 결과가 '완벽하다'고 주장하면서도 구체적인 검진 결과를 공개하지 않는 점은 의문을 남기고 있습니다.
격한 반발과 정치적 공방
NYT의 보도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극심한 반발을 보였습니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곧 폐간할 미치광이들", "쓰레기 같은 신문"이라는 맹렬한 비난을 쏟아내며 기사를 쓴 여성 기자를 "안팎으로 추악한 삼류 기자"라고까지 표현했습니다. 이러한 과격한 반응은 트럼프 대통령이 노화 논란을 정치적 약점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박 근거로 완벽한 신체검사 결과와 인지 테스트 통과를 들었습니다. 또한 지난해 대선 승리, 8개의 전쟁 종식, 주식 시장 최고치 기록 등을 거론하며 "평생 이렇게 열심히 일해본 적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NYT 측은 이에 대해 "보도의 정확성을 재확인한다"며 "욕설과 모욕은 사실을 바꾸지 않는다"고 맞섰습니다.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노화의 현실
정치적 논란과 무관하게, 이번 사태는 고령 정치인들에게 공통적으로 찾아오는 현실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79세라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세계 최강대국을 이끌어가는 중책을 맡고 있습니다. 그의 일과 변화와 건강 상태는 단순한 개인의 문제를 넘어 국가 경영의 안정성과도 직결되는 사안입니다.
전문가들은 대통령의 건강 상태 공개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조지워싱턴대학 매튜 달렉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건강에 관한 허구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비판했는데요, 이는 고령 지도자들의 건강 투명성 문제가 앞으로도 계속 제기될 것임을 시사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노화 논란은 결국 모든 지도자가 직면할 수밖에 없는 인간적인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