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오른 강북 전셋값
최근 서울 강북권 중소형 아파트 전셋값이 12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오름폭을 보였습니다. 2024년 6월 기준으로 동북권 전용 60~85㎡ 아파트 전세 가격 상승 폭은 0.47%에 달했는데, 이는 2013년 10월 이후 약 12년 6개월 만의 최고 수준입니다. 한강 이북 14개 자치구에서도 같은 면적 기준으로 0.40%가 올라 비슷한 기간 중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이런 오름세는 실거래에서도 뚜렷하게 확인됩니다. 강북구 미아동의 한 단지 전용 59㎡가 6억원에, 성북구 길음뉴타운의 같은 평수대는 6억 8천만원에 계약되며 각각 이전 최고가를 넘어섰습니다. 강북의 가격 불안은 이미 서울 전역으로 퍼져 전체 전용 60~85㎡ 아파트 전세 가격이 2015년 3월 이후 약 1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공급 줄기 시작한 건 벌써 3년 전
이번 전세난의 뿌리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이어진 아파트 공사 시작 감소에 있습니다. 서울 아파트 공사 시작 물량은 10년 평균 4만 가구 수준이었으나, 2023년 2만 7천 가구, 2024년 2만 2천 가구로 크게 줄었습니다. 수도권 역시 10년 평균 18만 5천 가구에서 최근 3년간 10만~15만 가구 수준으로 감소했습니다.
이렇게 공사가 줄어들면서 실제 거주 가능 물량도 급감했습니다. 2024년 서울 전용 60㎡ 이하 소형 아파트 거주 물량은 7,975가구로 전년 대비 52.5%나 줄었고, 2024년 1~4월 서울 완공 물량 역시 전년 동기 대비 41.3% 감소했습니다. 결국 서울은 2026년부터 2027년까지, 수도권은 2025년부터 2027년까지 공급 공백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이러한 건설 경기 침체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급등과 공사비 상승이 한몫했습니다. 여기에 고금리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시장 경색이 겹치면서 민간 사업장의 사업성이 악화되었고, 이는 공사 시작과 분양 일정의 연기로 이어졌습니다.
청년들의 선택지는 점점 좁아지고
전셋값이 급등하는 가운데 청년과 신혼가구의 내 집 마련은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분양가 상승으로 주택 구매 문턱이 높아지면서 이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구축 중소형 전세로 몰리고 있습니다. 2024년 1~5월 서울 전용 59㎡ 미만 소형 아파트 분양 신청 경쟁 비율은 62대 1로, 중대형 아파트의 46.9대 1보다 크게 높게 나타났습니다.
특히 광화문과 종로, 강남 등 주요 업무지구 접근성이 좋은 동북권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 불안은 더욱 가중되고 있습니다. 수요는 늘어나는데 공급은 줄어드니 전세 시장의 수급 불균형은 당분간 해소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정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를 통해 든든전세주택과 신축 매입임대 확대 등 공공의 역할을 강화하려 하고 있습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금융비용 부담과 대외 불확실성이 계속될 경우 공급 기반 회복이 더뎌 전세난이 반복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