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 직후 열린 법정, 오세훈의 반격
6월 3일 지방선거에서 사상 처음으로 5선 서울시장에 오른 오세훈 시장이 당선 직후인 10일 법정에 섰습니다. 2021년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태균 씨 측에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비용을 대납하게 한 혐의로 기소된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의 1심 공판에 출석한 건데요.
오 시장은 재판부 앞에서 민중기 특검팀을 향해 강한 불만을 쏟아냈습니다. 그는 특검이 범죄자와 피해자를 뒤바꿔 기소했다며 '악질적 특검'이라고 비판했는데요. 오 시장 측은 명태균 일당이 제공한 여론조사가 표본 수를 부풀린 가짜였음이 법정 자백으로 밝혀졌다고 주장하며, 수사기관이 이들을 사기죄로 조속히 기소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의뢰한 적 없다"는 측근의 증언
이날 재판에서는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강 전 부시장은 명태균 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한 적이 없다고 증언했는데요. 당시 오 시장이 명 씨의 능력을 실무적으로 검증해 보라고 한 것일 뿐, 조사를 지시한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명 씨가 스스로 전문가임을 보이기 위해 자료를 가져오겠다고 한 것이며, 후원자 김한정 씨에게 비용 대납을 부탁한 사실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특검은 오 시장이 2021년 4·7 보궐선거 전 명 씨로부터 10차례의 여론조사 결과를 받고, 당시 비서실장이던 강 전 부시장을 통해 약 3,300만 원의 비용을 대납하게 한 혐의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이 확정되면 오 시장은 당선 무효 처리되어 시장직을 상실하게 됩니다.
5선의 영광 뒤에 숨은 삼중고
재판 리스크만큼이나 오 시장을 둘러싼 정치적 환경은 험난합니다. 서울시의회는 민주당 80석, 국민의힘 38석으로 뚜렷한 여소야대 구도가 형성됐는데요. 민주당은 시장의 재의요구권을 무력화할 수 있는 재의결 정족수를 확보해 단독으로 거부권을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는 상황입니다. 이로 인해 용산국제업무지구 조성, 한강버스 도입 등 핵심 사업 추진에 상당한 난관이 예상됩니다.
수도권 단체장 구도 역시 불리합니다. 인천시장과 경기도지사가 모두 민주당 소속으로 당선되면서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나 광역교통망 확충 같은 공동 현안에서 오 시장은 사실상 고립된 모양새가 됐죠. 여기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의 당내 갈등까지 더해지며 오 시장의 정치적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습니다.
오 시장의 재판은 오는 17일 결심 공판을 거쳐 이르면 이달 말이나 7월 초 1심 선고가 내려질 전망입니다. 5선의 영광 뒤에 숨은 사법 리스크와 정치적 압박이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