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팽했던 혈전, 7회의 결정적 순간
2026 WBC 조별리그 C조 2차전에서 한국 야구 대표팀은 일본에 6-8로 역전패를 당했습니다. 도쿄돔에서 벌어진 이 경기에서 한국은 1회초 이정후와 문보경의 적시타로 3점을 먼저 뽑아내며 기선을 제압하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1회말 오타니 쇼헤이의 볼넷과 스즈키 세이야의 2점 홈런으로 바로 추격했고, 3회에는 오타니와 스즈키의 연타석 홈런으로 역전에 성공했습니다. 한국도 김혜성의 동점 투런포(4회초)로 5-5를 만들며 접전을 이어갔지만, 승부는 7회말 2사 만루에서 결정났습니다. 좌완 김영규가 곤도 겐스케에게 볼넷을 허용한 후, 규정상 교체가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스즈키 세이야에게 밀어내기 볼넷, 요시다 마사타카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으며 3점을 내주고 말았죠.
불펜 난조와 규정의 벽
이번 패배의 가장 큰 원인은 불펜의 난조와 투수 교체 제한 규정이 맞물렸다는 점입니다. 5-5 동점이던 7회말, 류지현 감독은 좌타자 곤도를 상대하기 위해 김영규를 투입했습니다. 하지만 김영규는 첫 타자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위기를 자초했고, 이후 만루 상황에서도 제구를 찾지 못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3타자 의무 상대’ 규정이 적용됐다는 겁니다. 이 규정은 투수가 최소 3명의 타자를 상대하거나 이닝이 종료되기 전까지 마운드에 남아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 한국 벤치는 김영규의 투구가 흔들리더라도 즉시 교체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규정이 예상치 못한 위기 관리의 족쇄로 작용한 셈이죠. 일본 측에서는 부진했던 곤도가 볼넷으로 출루하며 찬스를 이어갔다는 점을 지적하며 한국의 투수 교체 타이밍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8강을 향한 마지막 도전
패배에도 불구하고 한국 타선의 화력은 주목할 만했습니다. 이정후는 2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기록했고, 문보경은 2경기 만에 7타점을 올리는 등 일본 투수진을 괴롭혔습니다. 오타니는 경기 후 “누가 이겨도 이상하지 않을 경기였다”며 한국의 경기력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죠. 하지만 이번 패배로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1승 1패가 되었고, 8강 진출을 위해서는 남은 대만전과 호주전을 반드시 모두 이겨야 합니다. 특히 다음 날인 8일 낮 12시에 같은 도쿄돔에서 치러지는 대만과의 경기는 사실상의 준결승전이나 다름없는 상황입니다. 류지현 감독은 류현진을 대만전 선발로 예고하며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한편, 이번 경기는 한국이 일본과의 공식전에서 2015년 이후 11연패(1무 포함)를 이어가는 결과를 낳았고, 구위 좋은 투수, 특히 마무리 투수의 부재라는 오랜 과제를 다시 한번 드러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