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비용 상승을 이유로 반도체 가격 인상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습니다. 웬델 황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인터뷰에서 운영 및 생산 비용 증가를 언급하며 가격 인상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이는 엔비디아, AMD, 애플 등 주요 고객사는 물론 최종 소비자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신호입니다.
인플레이션 압박 속 가격 인상 카드 꺼낸 TSMC
TSMC는 현재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을 주도하는 절대 강자입니다. 웨이저자 회장 역시 주주총회에서 경쟁사들과 유사한 수준의 가격 인상 의사를 내비쳤는데요. 다만 4~5배에 달하는 급격한 인상은 아니며, 기술 리더십과 제조 우수성을 바탕으로 한 가치 반영형 가격 책정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TSMC는 자신들의 기술적 독보성을 무기로, 비용 상승분을 고객사와 시장에 전가하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셈입니다.
사실 TSMC의 가격 인상은 단순한 기업의 개별 결정을 넘어서는 파급력을 갖습니다. TSMC가 생산하는 최첨단 반도체는 AI 인프라의 핵심 부품인데요. 가격이 오르면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의 투자 비용이 늘어나고, 이는 스마트폰과 같은 가전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입니다.
AI는 유행이 아닌 구조적 메가트렌드
TSMC는 최근 제기되는 AI 거품론을 단호하게 일축하고 있습니다. 웬델 황 CFO는 엔비디아 등 직접적인 고객사뿐 아니라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들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근거로, 현재의 AI 붐이 일시적인 유행이 아닌 장기적인 시장 흐름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호황을 넘어, 향후 수년간 지속될 산업적 패러다임의 변화로 보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당연히 TSMC의 이러한 자신감은 대만을 중심으로 한 생산 거점에 대한 확신에서 비롯됩니다. 미국 애리조나 등 해외로 생산 기지를 확장하고 있지만, 황 CFO는 제조 생태계를 완전히 옮기는 데 5년에서 10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미국, 일본, 독일로의 진출은 정부 요청보다는 고객사들의 요구에 따른 생산능력 확보 과정이며, 세계 최첨단 반도체의 핵심 거점은 계속해서 대만에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삼성의 재도약, 초일류 정신이 관건
TSMC의 공고한 지배력 속에서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시장에서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특히 HBM과 같은 고부가가치 메모리 분야에서의 경쟁력 확보가 시급한데요. 일각에서는 삼성이 과거 1994년 D램 시장에서 일본 기업들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오를 때의 초일류 정신을 되살린다면 충분히 재도약할 수 있다고 분석합니다.
물론 지금의 TSMC는 과거 일본 반도체 기업들과는 차원이 다른 무시무시한 경쟁자입니다. 하지만 기술적 돌파구를 찾아 시장 흐름에 빠르게 대응하고, 근본적인 경영 체질 개선을 이뤄낸다면 기회는 있습니다. 결국 단순한 시장 점유율 회복을 넘어, 창업 초기부터 이어온 초일류를 향한 집념과 과감한 투자가 삼성전자의 미래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TSMC의 가격 인상은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가격 질서를 예고하는 신호탄입니다. AI 수요가 구조적으로 자리 잡는 가운데, 삼성전자를 비롯한 추격자들이 어떤 전략으로 돌파구를 마련할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