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선이 무너진 날, 증시는 왜 출렁였나
코스피가 하루 만에 다시 7,000선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7월 16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6.37% 급락한 6,820.60에 거래를 마쳤는데요. 장중에는 6,730선까지 밀리며 7% 넘는 낙폭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었고, 올해 들어서만 사이드카가 37번이나 울린 이례적인 장세가 이어졌습니다.
이번 급락의 핵심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있었습니다. 5월 말 상장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레버리지 상품은 전체 거래대금의 40%에 육박할 정도로 몰리면서 시장의 변동폭을 키웠는데요. 특히 레버리지 상품은 하락장에서 음의 복리 효과로 손실을 증폭시키는 구조라, 개인 투자자들의 평가손익이 보름 만에 8조 원 가까이 악화되는 피해가 집중되었습니다. 이에 금융당국은 다음 달부터 기본 예탁금을 1,000만 원에서 3,000만 원으로 올리고 신규 상장도 잠정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반도체 쏠림이 부른 공포의 확산
시장을 끌어내린 주범은 역시 반도체주였습니다. 삼성전자는 8.77% 하락한 25만 원대로, SK하이닉스는 11.53% 폭락한 184만 원대로 주저앉았습니다. AI 반도체 수요가 정점을 찍었다는 피크아웃 우려가 확산된 것인데요. 모건스탠리가 데이터센터 건설 지연 가능성을 제기하고, 미국에서 마이크론과 인텔 등이 급락하면서 국내 시장에도 공포감이 번졌습니다.
사실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을 웃돈 89조 4,000억 원을 기록했고, 2026년 코스피 영업이익 전망치는 970조 원대로 계속 상향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국내 시장에서는 기대감이 너무 앞섰던 만큼 조정이 크게 나타났고, 이는 실적 악화가 아닌 심리적 괴리에서 비롯된 현상으로 풀이됩니다. 흥미로운 점은 SK하이닉스 ADR이 미국 상장 첫날 12% 이상 상승하며 국내 투매와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는 점입니다.
금리 인상과 확장재정, 엇갈리는 시그널
증시 불안 속에서 한국은행은 3년 6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2.75%로 인상하며 긴축 기조로 전환했습니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졌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정부는 내년도 총지출을 800조 원 이상으로 늘린 슈퍼 예산을 편성하며 AI와 반도체 투자를 확대하는 확장재정을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책 엇박자가 경제의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금융당국은 레버리지 상품에 제동을 거는 대신 시장의 안정을 꾀하고 있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증시 흔들림이 금리 인상보다는 반도체 업황과 레버리지 변동성의 영향이 더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향후 시장의 방향성은 이달 말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과 설비투자 규모, 그리고 반도체 수요에 대한 가이던스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달릴 것으로 보입니다. 당분간은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한 롤러코스터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