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점도 오지 않았는데, 이미 역대 최고
적도 태평양 니뇨3.4 해역의 수온 편차가 3.05도까지 올라섰습니다. 2015년 11월 말 기록한 3.02도를 넘어선 수치로, 현대 관측 사상 가장 강한 상승폭입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자료인데요. 아직 정점이 오지도 않은 시점이라는 게 더 문제입니다.
기후과학자 지크 하우스파더는 14개 계절예측모델을 종합해 11~12월 수온 편차가 평균 4.0도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통상 0.5도 이상이면 엘니뇨, 2도를 넘으면 '매우 강한' 엘니뇨로 분류되는데, 전망치는 그 기준을 두 배나 웃돕니다.
1000년 사이 없던 강도
하우스파더는 산호와 나이테, 역사 기록 복원 자료를 근거로 지난 1000년 동안 이 수준의 엘니뇨는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가디언은 적어도 1000년 만에 가장 강력한 엘니뇨일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더 큰 변수는 이미 뜨거워진 지구입니다. 온실가스로 평균기온이 올라간 상태에서 같은 강도의 엘니뇨가 겹치면 폭염과 가뭄 같은 재해가 훨씬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프리데리케 오토 교수는 이를 '기후시스템의 에너지가 대규모로 재분배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NOAA는 2026~2027년 북반구 겨울에 매우 강한 엘니뇨가 나타날 확률을 90% 이상으로 보고 있고, 세계기상기구(WMO)도 2027년 초까지 강한 엘니뇨가 이어질 가능성이 거의 확실하다고 전망합니다.
이미 번지는 피해와 남은 쟁점
영향은 이미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건조한 날씨로 산불이 번지며 대기오염이 치명적인 수준에 이르렀고, 인도는 몬순 강우량이 줄어 농업과 생수 공급에 타격을 입었습니다. 중앙아메리카와 카리브해는 가뭄으로 농작물 피해가 커졌고, 파나마운하 수위가 낮아져 물류 차질도 빚어졌습니다.
반대 방향의 피해도 있습니다. 페루와 칠레는 집중호우와 홍수 위험이 커졌고, 미국 남부는 겨울철 강한 비가 예상됩니다. 세계식량계획은 약 5000만 명이 급성 식량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다만 WMO는 엘니뇨 강도만으로 지역별 피해를 단정할 수 없다고 강조합니다. 계절과 지역, 인도양·대서양 해수면 상태 등 다른 요인이 함께 작용한다는 겁니다. 기후 변화가 엘니뇨의 전형적인 가뭄과 폭우 패턴 자체를 바꿔놓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