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연설 날에도 이어진 SNS 메시지
이재명 대통령이 11월 2일 국회에서 2027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친 뒤에도 SNS를 통해 현안 대응을 이어갔습니다. 이날 엑스(X)에 올린 글의 핵심은 정치적 올바름을 둘러싼 대중의 피로감입니다. 대통령은 그 원인이 지향하는 가치 자체가 아니라, 이를 주창하는 이들의 언행불일치와 내로남불에 있다고 짚었습니다.
"위선과 이중잣대는 어떤 대의명분도 설득력을 잃게 만든다"는 문장이 글의 중심입니다. 신뢰를 얻으려면 겉과 속, 말과 행동이 같아야 하고 처음과 끝이 일관돼야 하며, 타인보다 자신에게 더 엄격해야 한다는 겁니다. 말과 주장은 화려한데 행동은 반대이거나 자기 진영의 결점에는 관대하고 상대에게는 가혹한 태도가 반복되면서, 정치적 올바름이 도덕적 우월감을 과시하는 수단으로 받아들여졌다는 진단도 담겼습니다.
선문답 인용과 정책 언급
거친 표현 논란도 함께 다뤄졌는데요. 앞서 야권의 정상외교 비판에 대해 대통령이 '돼지 눈엔 돼지만 보인다'는 취지로 언급한 데 대해 거칠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대통령은 이 표현이 무학대사와 이성계의 고담준론에 나오는 '돈안지유돈 불안지유불'이라는 선문답을 인용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글로 옮기자 격이 떨어진다고 보는 시각에는 한문에만 권위를 두는 분별심이라는 반박을 덧붙였습니다.
정책 관련 언급도 있었습니다. 강원 정선의 농어촌기본소득 실험을 거론하며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완성도를 높이겠다고 했고, 고속도로 휴게소 카르텔을 청산하겠다는 의지도 밝혔습니다. 국회 연설과 SNS 대응을 같은 날 병행한 점, 엿새째 직접 메시지를 내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띄는 대목입니다.
야권의 즉각 반격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반응은 즉각적이었습니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이 글을 공유하며 "본인의 전매특허인 정치적 올바름을 남이 팔아대니 속이 아픈 모양"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법 앞의 평등을 외치면서 공소취소를 추진하는 행보를 위선의 극치로, "남이 치면 황제 골프, 내가 치면 외교 준비"라며 이중잣대 끝판왕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장 대표는 "거울 보고 하는 소리인가"라고 반문하면서도 "반성문이라면 A+, 비판문이라면 F"라는 평가를 남겼습니다. 대통령이 꺼낸 자기 진단이 실제로 누구를 향한 것인지를 두고 해석이 갈리는 만큼, 이번 논쟁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