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가장 먼저 닫아버린 두 건의 실종
제주에서 실종 신고가 접수된 두 사람이 모두 시신으로 발견되었는데, 이들의 행방을 가장 먼저 닫아버린 건 경찰이었습니다.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 경장은 지난 5월 30대 여성 장미란 씨와 60대 남성의 실종 신고를 받은 뒤, 연락이 닿았다고 거짓말하며 사건을 허위 종결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의 기록까지 임의로 삭제했는데요. 결국 두 실종자는 모두 숨진 채 발견되었고, 수색의 골든타임을 놓친 채 104일이라는 긴 시간이 흘러갔습니다. 제주경찰청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경찰이 책무를 저버렸다며 유가족과 도민에게 공식 사과했습니다.
범행 동기를 둘러싼 의문과 추가 혐의들
이번 사건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은 범행 동기입니다. 경찰은 부 경장과 장 씨 사이에 일면식조차 없었고, 통화 기록도 전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실적이나 포상과도 무관하게 사건을 허위 종결한 이유가 도무지 파악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여기에 부 경장이 근무하던 경찰서 여자 화장실에 침입했다는 추가 혐의가 드러나면서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천장이나 용변 칸 위쪽 등 손이 닿기 어려운 곳에서 부 경장의 DNA와 지문이 번진 채 발견되었고, 경찰은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편 부 경장은 실종 사건을 허위 종결한 지 약 40일 뒤 실종 치매 노인을 발견한 공로로 경찰청장 표창까지 받은 것으로 확인되었는데, 이를 두고 상훈이 부풀려진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망 원인 논란과 경찰 개혁의 과제
장 씨의 사망 원인을 두고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경찰은 현장에서 발견된 끈과 부검 결과를 토대로 목맴사에 의한 자살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시신이 고도로 부패하고 백골화가 진행되어 설골 골절이 외상이나 질식에 의한 것인지 특정하기 어렵다는 소견을 냈는데요. 전문가들은 젊은 여성이 낯선 야자수 농장에서 운동화 끈으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점, 그리고 유서나 우울증 이력이 전혀 없었다는 점을 들어 타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합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성숙 국무총리는 경찰 개혁 기구를 외부에 설치해야 한다는 방향을 제시했고, 여야는 성인실종법 처리와 검찰 보완수사권 복원 등 서로 다른 해법을 내놓으며 치안 체계 전반의 개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