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의 현금더미, 아벨이 움직인다
워런 버핏이 오랜 기간 쌓아온 막대한 현금더미가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2분기에 14분기 만에 주식 순매수로 전환하며 약 20억 달러를 집행했는데요. 특히 그렉 아벨 CEO 취임 이후 자사주 매입 규모가 1분기 2억 3500만 달러에서 2분기 45억 달러로 급증하며 적극적인 자금 운용을 예고했습니다.
이러한 공격적인 투자의 결과로 6월 말 기준 현금 보유액은 3655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사상 최고치였던 3월 말 3974억 달러보다 크게 줄어든 수치인데요. 아벨 체제 하에서 버핏이 조심스럽게 쌓아온 560조 원 규모의 현금 자산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풀리기 시작한 겁니다. 테일러 모리슨 인수와 맞물려 자산 배분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죠.
호실적 이끈 에너지와 철도, 보험은 부진
버크셔 해서웨이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129억 8000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제조업과 서비스, 소매업 부문이 44억 7000만 달러의 이익을 내며 24% 급증했고, 에너지 부문도 27% 늘어난 8억 9100만 달러를 거두며 실적 상승을 이끌었습니다. BNSF 철도 역시 6% 증가한 15억 6000만 달러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견고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반면 보험 부문은 다소 아쉬운 성적을 남겼는데요. 보험 인수 영업이익은 17억 3000만 달러로 13% 감소했고, 보험 투자 수익 역시 30억 6000만 달러에서 9%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주력 사업들의 전반적인 호조에 힘입어 전체 실적은 탄탄한 성장세를 유지했습니다. 사실 버핏이 현금을 쌓아온 것처럼 보험 부문의 변동성을 고려한 보수적인 운용이 배경에 있었는데, 아벨은 이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알파벳 편입과 자사주 매입…주가 회복세
포트폴리오 구성에서도 눈에 띄는 변화가 있었습니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이 새롭게 5대 보유 주식에 진입하며 애플, 뱅크오브아메리카, 코카콜라,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와 함께 핵심 자산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는 아벨의 기술주에 대한 투자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주가 흐름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올해 초 버크셔 주가는 3% 상승에 그쳐 S&P 500 지수의 13% 상승률을 크게 밑돌았는데요. 그러나 최근 3개월 동안 9% 상승하며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아벨 CEO의 공격적인 현금 집행이 향후 주가 반등의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물론 거대한 현금 더미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배치할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과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