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힌 판결의 결정적 증거
오세훈 서울시장의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사건이 항소심에서 뒤집혔습니다. 서울고법 형사7부는 지난달 23일 오 시장과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사업가 김한정 씨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는데요. 1심이 물린 벌금 1000만 원과 추징금 2100만 원이 두 달여 만에 사라진 셈입니다.
재판의 무게중심은 비용이 오갔는지가 아니라 오 시장의 관여가 합리적 의심 없이 입증됐는지였습니다. 항소심에서 새로 등장한 50분 분량의 통화 녹음이 그 판단을 갈랐고, 오 시장은 이를 두고 "특검이 무능해서 못 찾은 녹취록"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원하지 않는 케이크라는 비유
2021년 3월 6일 통화에서 김한정 씨는 자신의 비용 지출을, 상대가 원하지도 않는 케이크를 사다 준 일에 비유하며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명태균 씨는 "그 사람 모릅니다"라고 답했고, 일주일 뒤 통화에서는 "오세훈 시장 돼도 안 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오 시장이 먼저 조사를 요청하고 비용까지 부탁했다면 나오기 어려운 반응이라는 해석입니다.
시점의 어긋남도 판단에 영향을 줬습니다. 명 씨가 조사 요청을 받았다고 주장한 시간대보다 앞서 설문지 파일이 단체대화방에 올라가 있던 점이 확인됐습니다. 이 녹음은 1심에서 제출되지 않았는데, 김 씨가 제주도 별장에 두었던 예전 휴대폰에서 유죄 선고 이후에야 발견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판결 뒤 정치 지형
오 시장은 방송 인터뷰에서 "이제 서울시가 살았다"고 말하며 사법부를 둘러싼 정부 여당의 행보를 비판했습니다. 조희대 대법원장 국정조사 추진에 대해서도 법을 통치 수단으로 쓰는 방식이라며 반대 입장을 냈습니다. 한동훈 의원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포함한 야권 연대 가능성도 열어뒀는데요. 사법 리스크를 털어낸 만큼 향후 정치 행보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정책 발언도 이어졌습니다. 한강버스는 이용객과 식음료·광고 수입이 늘면서 내년 말 흑자 전환을 전망했고, 선박 도입 과정의 리베이트 의혹은 중개 수수료와 혼동한 것이라며 부인했습니다.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실거주 중심 규제가 전세 물량을 줄이고 가격을 밀어올렸다며 공급 확대를 강조했습니다. 검찰의 상고 여부에 따라 이번 판결의 파장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