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까지 차오른 폭우에 남부지방 비상
8월 15일 밤부터 17일 오전까지 전국에 장맛비가 내렸습니다. 특히 남부지방은 사상 최악의 가뭄을 겪던 터라 반가운 소식이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예상보다 거세진 비에 곳곳에서 피해 신고가 잇따랐습니다. 목포 시내는 발목까지 차오른 빗물로 차량들이 서행해야 했고, 영암과 해남 등에서도 시간당 30~50mm의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행정안전부는 이틀간 호우 위기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로 올리고 현장상황관리관을 파견했습니다. 부산 동구는 동천 산책로를 통제하고 저지대 주민에게 차량 이동을 권고하는 등 지자체도 선제 대응에 나섰죠.
태풍이 끌어올린 수증기, 단비와 재해의 딜레마
이번 집중호우의 배경에는 13호 태풍 '돌핀'이 있습니다. 태풍이 중국에 상륙한 뒤 온대저기압으로 변하면서 한반도 남부로 수증기를 대량 유입시켰는데요. 이 과정에서 적란운이 폭발적으로 발달했고, 전남 해안에서 경남 해안으로 비구름이 동진하면서 극한 호우가 이어졌습니다. 기상청은 경남 서부 남해안과 지리산 부근에 최대 250mm 이상, 제주 산지에도 200mm 이상의 비를 예보했습니다. 이번 비는 극심한 가뭄을 겪던 남부지방에 반가운 단비가 될 수 있지만, 짧은 시간 쏟아지는 폭구는 오히려 산사태와 침수 피해를 키울 수 있습니다. 실제로 2020년 섬진강 범람로 큰 피해를 본 구례 지역 등 과거 수해 지역의 긴장감은 여전히 높은 상황입니다.
"이런 날씨 더 강해진다" 기후 변화의 경고
비가 그친 뒤에도 서울과 인천의 낮 기온은 30도 안팎을 기록했고, 체감온도는 33도까지 올라 무더위가 이어졌습니다. 문제는 이런 극단적인 날씨가 한두 번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기후학자들은 이런 극단적인 기상 변화가 앞으로 더 자주, 더 강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폭염과 가뭄, 폭우가 반복되는 현상은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분석되며, 기존 댐과 저수지만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정부는 계곡과 하천 접근 자제를 당부했고, 비가 소강상태에 접어든 중부지방을 중심으로는 월요일 오후부터 소나기가 내릴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