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돌풍에 쏟아진 말벌…캠핑장 발칵
지난 8일 오후, 충남 보령의 한 캠핑장에서 일가족을 포함한 피서객 7명이 말벌에 쏘여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당시 초속 12.1m의 돌풍이 불면서 나무에 붙어 있던 벌집이 크게 흔들렸고, 이에 놀란 말벌 떼가 나무 아래에서 캠핑 중이던 사람들을 적으로 인식해 공격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지만, 여름철 야외 활동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사실 최근 극한 폭염으로 말벌의 번식과 활동이 한층 왕성해졌습니다. 충남소방본부 통계를 보면 최근 4년간 연평균 619명이 벌에 쏘였으며, 이 중 90.4%가 병원으로 이송될 정도로 피해가 컸습니다. 특히 벌 쏘임 사고의 78.8%가 7월부터 9월 사이에 집중되는데, 이번 사고 역시 벌이 가장 민감하고 공격적인 시기에 발생한 겁니다.
어두운 옷과 머리를 노리는 말벌의 습성
말벌은 단순히 움직이는 것만으로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색상과 부위를 가려 공격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분석 결과, 말벌은 검은색과 같은 어두운 색상에 가장 강한 공격성을 보이며, 주로 머리 부위를 공격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향이 진한 화장품이나 향수, 단맛이 나는 탄산음료 역시 벌을 유인하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문제는 벌 쏘임이 단순한 통증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일부 사람들에게는 아나필락시스라는 급성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 호흡 곤란이나 심정지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지난 6월 충남에서도 60대 남성이 벌에 쏘인 뒤 심정지로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고, 질병관리청 자료를 보면 60대와 70세 이상 고령층이 전체 피해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총력 대응과 시민의 주의가 필요한 시기
이에 소방 당국은 벌 쏘임 사고에 총력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있습니다. 울산소방본부는 9월까지를 총력 대응 기간으로 정하고 벌집 제거 전담대를 시범 운영하며 신속한 조치에 나서고 있습니다. 벌집을 발견하면 직접 제거하려 하지 말고 즉시 119에 신고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대응입니다. 만약 벌에 쏘였다면 벌침이 남아 있으면 조심스럽게 제거하고 상처를 깨끗이 씻은 뒤 차갑게 찜질해야 합니다.
여름 휴가철 캠핑이나 등산 등 야외 활동이 늘어나는 지금, 말벌에 대한 경계는 필수입니다. 어두운 색상의 옷을 피하고 향수나 단 음료 섭취에 신경 쓰는 등 기본적인 예방 습관만 지켜도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어지럼증이나 구토, 의식 저하 같은 전신 증상이 나타나면 망설임 없이 응급조치와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