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는 섰지만, 현장은 아직
2026년 3월 '의료·요양 등 지역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통합돌봄은 제도적 기반을 갖췄습니다. 노쇠하거나 질병, 장애를 가진 사람이 시설이 아닌 살던 곳에서 의료·요양·복지 서비스를 이어받는 구조인데요. 문제는 법이 있어도 서비스가 주민 생활 속에서 실제로 연결되느냐는 별개의 문제라는 겁니다.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가 지난 9월 30일 공개한 제4차 회의 중간보고는 이 지점을 정면으로 짚습니다. 충남·경남·경북 3개 지역을 실사한 결과, 대중교통 불편과 면사무소 전담 인력 부족, 재택의료를 맡을 지역 의사 부재가 서비스 제공을 가로막는 장애로 드러났습니다. 제도가 전국 단위로 설계돼도 배후 지역까지 닿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남는다는 얘기입니다.
누가 사람과 서비스를 연결할까
보건복지부도 같은 날 제4차 지역사회 통합돌봄 포럼을 열고 전달체계 논의에 나섰습니다. 민소영 경기대 교수는 책임성·전문성·충분성·접근성·통합성의 5대 기준을 제시하며 전담인력 개선과 읍면동 진입창구 일원화, 취약지역 공공 직영 돌봄센터 설치를 제안했는데요. 김연아 성공회대 교수는 소규모 기관 중심으로 흩어진 공급구조를 지적하며 협력체형 지역돌봄사업과 마을돌봄센터 조성을 대안으로 내놨습니다.
핵심은 결국 '누가 연결하느냐'입니다. 퇴원한 고령자에게는 약물 관리부터 영양, 재활, 낙상 예방, 주거환경 개선까지 살피고 서비스를 조정할 사람이 필요한데요. 지역사회 간호사가 방문과 재택 간호, 만성질환 관리를 통해 그 역할을 맡을 전문성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마을이 돌봄의 단위가 될까
농어촌 현장에서는 이미 주민 주도형 실험이 진행 중입니다. 경북 상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에서는 주민이 직접 '마을돌봄이'로 나서는 사례가 공유됐고, 방문진료 본인부담금 지원과 민관 협력 거버넌스 구축도 논의됐습니다. 소액 본인부담금 때문에 서비스를 포기하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는 점도 지적됐죠.
특별위원회는 학술대회와 국회 토론회를 거쳐 농어촌형 통합돌봄 모델을 공론화하고, 관계부처 연석회의를 통해 본회의 안건으로 올린다는 계획입니다. 국정감사에서도 국가 최소 돌봄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만큼, 남은 과제는 지역별 격차를 어떻게 메우느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