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 방어무기' 발언이 촉발한 논쟁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90분간 차담을 갖던 중 북한 핵무기를 두고 "최후의 방어무기"라고 표현했습니다. 전시작전통제권의 신속한 환수를 강조하는 맥락에서 나온 발언인데요. "핵무기로 실제 전쟁을 치를 것인가"라는 물음과 함께, 북한이 핵을 보유하더라도 실전 사용 가능성은 낮다는 취지로 읽혔습니다. 이 발언은 곧바로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습니다. 국민의힘은 대통령이 사실상 북한을 변호하고 있다며 총공세에 나섰습니다.
"북한 대변인" vs "현실도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 대통령을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니라 북한 조선노동당 대변인"이라고 규정했습니다. 북한이 핵무기 증강 배치를 공언하는 판에 대통령이 방어용이라는 해석을 앞세워 북한 편에 서고 있다는 겁니다. 나경원 의원은 불법 대북 송금 의혹과 연결 지으며 "더는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인정될 수 없다"고까지 했습니다.
안철수 의원은 "북 도발의 위험을 모르겠으면 게임 '콜 오브 듀티 4'라도 해보라"는 비유를 들며 대통령의 판단이 "현실과 괴리된 몽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한기호 의원은 국방위 국정감사에서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북한이 약 100발의 핵을 보유했고 유사시 1순위 표적이 한국이 될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반면 정부 안에서도 온도차는 뚜렷했습니다. 군은 김여정 담화를 "적반하장"으로 규정하고 단호한 응징을 지시한 반면, 통일부는 "서로 존중과 배려"를 강조하며 긴장 완화를 촉구했습니다.
쟁점은 '핵 사용 가능성' 해석
논쟁의 뿌리에는 북한이 2022년 9월 제정한 '핵무력 정책법'이 자리합니다. 이 법은 지도부에 대한 공격이 임박했다고 판단될 때, 또는 전쟁 확대를 막기 위한 작전상 필요가 있을 때 선제 핵 사용이 가능하다고 명문화했습니다. 야당이 이 조항을 근거로 북핵의 공격적 성격을 강조하는 이유입니다.
여기에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이 남부 국경의 전술적 타격 수단 증강과 대남 확성기 방송 재개를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긴장은 한층 고조됐습니다. 개혁신당 차호 대변인도 대통령의 인식을 바로잡고 위협 평가를 재검토하라고 요구했습니다. 결국 남은 과제는 대북 메시지의 일관성입니다. 청와대와 군, 부처가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는 상황에서 안보 정책의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지가 향후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