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카르노에서 또다시 빛난 홍상수와 김민희
스위스에서 열린 제79회 로카르노 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가 나란히 트로피를 들어 올렸습니다. 홍 감독의 35번째 장편 영화 '눈 둘 데가 없네'가 감독상과 에큐메니컬 심사위원상을 거머쥐었고, 주연을 맡은 김민희는 최우수 연기상을 받으며 작품은 3관왕에 올랐습니다. 이로써 홍 감독은 로카르노 영화제에 공식 초청된 다섯 번째 작품 모두에서 수상이라는 독보적인 기록을 이어갔습니다.
김민희에게 이번 수상은 특별한 의미를 갖습니다. 2024년 '수유천'으로 받은 최우수 연기상에 이어 2년 만에 거둔 성과인데다, 2025년 4월 아들을 출산한 뒤 처음으로 선보인 복귀작이기 때문입니다. 시상식 무대에서 김민희는 홍상수 감독과 동료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고, 앞으로 진짜 사랑하는 마음만을 가지고 연기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수수한 엄마의 얼굴, 그리고 시상식의 반전
이번 영화제에서 김민희는 단숨에 두 가지 다른 매력으로 화제를 모았습니다. 공식 간담회에 참석했을 때는 화장기 없는 내추럴한 메이크업과 수수한 민소매 블라우스 차림으로 등장하며 한층 온화해진 분위기를 보여주었는데요. 당시 그는 아기와 함께 촬영장을 다니며 수유와 이유식 준비를 병행하는 등 워킹맘으로서의 바쁜 일상을 솔직하게 이야기했습니다.
반면 시상식에서는 세련된 검은색 드레스와 은은한 액세서리로 완벽하게 변신해 우아한 카리스마를 뽐냈습니다. 마치 영화 '아가씨' 시절을 연상시키는 날렵한 턱선과 강렬한 비주얼은 팬들의 탄성을 자아냈고, 출산 후에도 여전한 미모와 연기 내공을 과시했습니다. 이처럼 하루 사이에 보여준 극명한 반전은 이번 영화제를 빛낸 또 다른 관심거리였죠.
11년의 동행이 빚어낸 예술적 결실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는 10년 넘게 연인이자 예술적 동반자로서 함께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와 함께 살며 영화를 만드는 삶 자체에 만족한다고 밝힌 바 있으며, 이번 작품에서도 그 긴밀한 협업 관계를 재확인했습니다. '눈 둘 데가 없네'는 이혼 가정의 딸이 10년 만에 제주도에서 어머니를 찾아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으며, 최명길이 32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해 홍 감독과 첫 호흡을 맞추기도 했습니다.
에큐메니컬 심사위원상은 인간의 삶과 존엄성, 사회적 가치를 깊이 있게 담아낸 작품에 주어지는 독립상입니다. 이처럼 작품성과 배우의 연기력, 그리고 영적인 메시지까지 인정받으며 3관왕을 차지한 '눈 둘 데가 없네'는 2026년 하반기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