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관 코앞까지 닥친 위기
이란 테헤란에서 대한민국 대사관 직원 숙소 인근에 폭격이 발생했습니다. 공습으로 인해 숙소 창문이 깨지는 물리적 피해가 발생했고, 인근 건물이 심각하게 파괴되는 등 상황이 매우 긴박하게 전개되었습니다. 대사관에는 약 20명의 직원이 남아 현지 교민 보호와 업무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직원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즉각적으로 제기되었습니다. 같은 시각 주한 이란대사관 주변도 초토화되었다는 보도가 이어지며, 이란 관련 시설을 겨냥한 공격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1,300km의 험난한 탈출로
폭격 소식이 전해진 바로 그날, 이란에 체류하던 한국인 24명은 이미 안전하게 투르크메니스탄 국경을 넘어 대피에 성공한 상태였습니다. 이들의 탈출은 테헤란 공습이 시작되기 이틀 전인 지난달 28일부터 준비된 작전이었습니다. 대사관은 비상 연락망을 가동하고 교민들에게 집결을 독려했고, 외교부는 사전에 시나리오를 점검하고 버스 기사까지 미리 섭외해둔 상태였죠. 현지 시각 3월 2일 새벽 4시, 대피 버스는 테헤란을 떠났고, 출발 몇 시간 후 대사관 인근 폭격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른 출발 결정이 위기를 모면하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입니다. 1,300km에 이르는 이동 길은 짙은 안개와 통신 두절로 순탄치 않았으나, 이란대사관 영사의 현지 휴대전화를 통해 소통하며 국경까지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외교적 협력과 남은 과제
이번 대피 작전의 성공에는 투르크메니스탄 측의 협조가 큰 힘이 되었습니다. 서울에서 급파된 외교부 신속대응단의 협의로 한국인 전용 검문소가 운영되어 아이들과 임산부 등 취약 계층의 신속한 통과가 가능해졌습니다. 또한, 이란인 가족과 함께 남으려던 교민도 특별히 동행이 허용되는 등 현지 정부의 배려가 있었죠. 그러나 대피 과정은 완전히 매끄럽지만은 않았습니다. 지난 2일, 28명의 교민을 태운 다른 버스가 투르크메니스탄 국경에서 입국 거부 위기를 겪기도 했는데, 외국인 배우자를 동반한 경우가 문제가 되었습니다. 외교부의 신속한 현지 협상으로 가까스로 입국이 허용되긴 했지만, 국제적 분쟁 지역에서의 대피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항상 도사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였습니다. 외교부는 추가 탈출을 희망하는 10여 명을 위해 2차 육로 탈출 계획을 수립 중이며, 이란 주재 대사관은 철수 없이 국민 보호 임무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